[다시, 중국이다] 영화·가요계의 중국 진출 현주소

입력 2014-03-2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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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별계약’의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한국 기획·중국 투자 방식 영화 협업 새 조류
일본 시장에 주력한 가요계는 中 진출 탐색중

한국 감독들 현지 영화 연출해 흥행 성공
아이돌 그룹은 중국인 멤버 뽑아 현지화


세계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큰 비중과 무궁무진한 미래 가능성은 한국 영화와 가요 제작진의 호기심과 도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방식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어 해외 한류 콘텐츠의 성장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우선 영화는 최근 2∼3년 동안 감독 등 제작 인력이 현지 영화에 직접적으로 참여해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한 작품 수출 혹은 리메이크 판권 수출이 아니라 뛰어난 재능을 갖춘 한국영화 인력이 중국으로 날아가 현지 영화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 측이 기획하고 중국이 제작비를 대는 협업 방식도 자리 잡고 있다.

그 선두에 선 이들은 감독들이다. 2012년 허진호 감독이 ‘위험한 관계’, 안병기 감독이 ‘필선’으로 각각 현지 영화를 연출, 흥행을 이끌었다.

지난해 4월 오기환 감독이 연출한 중국영화 ‘이별계약’은 현지에서 첫 주 365억원의 수익을 거둔 최대 성공 사례로 꼽힌다. 특히 ‘이별계약’은 국내 CJ엔터테인먼트가 기획에 참여하고 중국 최대 국영배급사 차이나필름그룹이 현지 배급을 책임졌다. 물론 배우와 스태프를 모두 현지 캐스팅했다.

이런 제작 방식은 최근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3D영화 ‘미스터 고’가 중국 화이브러더스로부터 투자와 개봉 지원을 받은 데 이어 하반기 촬영을 시작하는 여진구 주연 SF영화 ‘권법’도 제작비 240억원 가운데 약 30%를 차이나필름그룹이 투자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같은 협업은 중국 진출을 원하는 한국영화의 최대 걸림돌인 ‘외화 상영 제한’(쿼터제)에서 비껴날 수도 있어 더욱 각광받는다. 중국은 자국 영화 보호 차원에서 연간 외화 상영을 34편으로 제한한다. 그나마 수입 외화는 대부분 할리우드 영화다. 한국영화를 완제품으로 중국에 수출하기엔 아직 어려움이 따른다.

영화에 비해 가요계의 현지 진출은 아직은 탐색의 상황. 지난 10여년 동안 가수들은 중국보다 일본 시장에 주력했다. 중국이 아시아 여러 나라들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은 점도 작용했다. 기획사들이 택한 현지화 자구책은 그룹의 멤버 한 두 명을 중국인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중국에서 인기를 얻는 그룹 슈퍼주니어, 엑소, 미스에이 등이 대표적이다. 슈퍼주니어와 엑소는 중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멤버들을 묶은 소그룹을 따로 운영 중이기도 하다.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중국에서 현지 오디션을 펼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최근에는 현지 엔터테인먼트사와 협업해 현지화를 꾀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가수 손담비와 그룹 에프터스쿨의 소속사 플레디스는 지난해 11월 중국 최대 규모 위에화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고 현지를 겨냥한 그룹 뉴이스트엠을 내놓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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