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석 “코치하다 해설위원 하니 선수들 잘 이해”

입력 2014-04-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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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석 해설위원.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LG선수 보면 만감 교차…편파해설 No”

“제가 말하면 다들 재미로 봐주시니 저야 감사할 따름이죠.”

차명석(45·사진)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해까지 LG 투수코치를 역임했다. 김기태 감독을 보좌하면서 LG가 11년 만에 4강에 오르는 데 힘을 보탰다. LG 투수들은 지난 시즌 팀 방어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프로야구 지도자가 아닌 해설가로 한 해를 시작하게 됐다. 유니폼 대신 양복을 차려 입고 야구장을 누벼야 한다. 차 위원은 “아직은 낯설고 떨리기도 하지만, 이제 서서히 익숙해져가고 있다”며 “주변에서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잡아 보는 마이크는 아니다. 차 위원은 2002년 MBC ESPN 해설가로 활약하면서 인기를 모았다. 수많은 어록도 남겼다. 스스로를 낮춘 기발한 유머에 경기상황을 섞어 배꼽 잡는 표현들을 쏟아낸 덕분이다. 그 어록들은 야구팬들 사이에 여전히 회자될 정도. 어쩌면 차 위원의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었을지 모른다. 차 위원은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독설도 많이 하지만, 당시의 캐릭터가 있어서인지 재미로 받아 들여 주셔서 마음이 놓인다”면서도 “아무리 예전에 했던 일이라도 매번 방송 시작할 때마다 떨리는 건 마찬가지다.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할 때가 특히 긴장됐다”며 껄껄 웃었다.

물론 여전히 현장에 대한 여운은 남아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제자였던 LG 선수들을 볼 때마다 만감이 교차하는 것도 당연하다. 차 위원은 “솔직히 아직은 경기를 해설하다가도 문득문득 타 구장에서 LG가 어떻게 하고 있나 주변에 물어 보게 된다”고 귀띔했다. 그렇다고 편파 해설을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9개 구단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 차 위원은 “확실히 코치를 하다 해설위원으로 복귀하니 그냥 해설만 할 때보다 선수들이나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 같다. 이해를 더 많이 하게 된다”며 “지금 이미 해설위원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박재홍 같은 후배들이 아마 현장 지도자 경험까지 쌓으면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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