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스포츠동아DB
도마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 비틀기
런던올림픽 금빛 기술에 반바퀴 추가
국제체조연맹에 최고 난도 등재 예상
허리부상 씻고 인천AG 金 전망 밝혀
‘도마의 신’이 신화의 2막을 써내려가며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2012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22·한체대)은 19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 남자 도마에서 1·2차 시기 평균 15.412점을 얻어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이고르 라디빌로프(우크라이나·15.037점)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양학선은 1차 시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양학선(도마를 정면으로 짚은 뒤 세 바퀴를 비트는 기술)’을 시도했으나 불안정하게 착지하면서 넘어져 손이 지면에 닿았다. 그러나 2차 시기에선 신기술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 반을 비트는 기술)’를 성공시키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 코리아컵 통해 선보인 신기술 ‘양학선2’
양학선은 2011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에서 처음으로 ‘양학선’ 기술을 펼쳤고, 이번 대회에선 ‘양학선2’를 실전무대 최초로 발표했다. 코리아컵이 신기술 발표의 장인 셈이다. 양학선2는 런던올림픽 2차 시기에서 금빛 착지를 할 때 썼던 ‘로페즈(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를 비트는 기술)’ 기술에서 반 바퀴를 더 도는 신무기다. 당초 2013앤트워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쓸 예정이었지만, 신기술 없이도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상황이라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양학선은 “이번 대회에서도 만약 1차 시기에서 기술을 깨끗하게 성공시켰다면 2차 시기에서 양학선2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차 시기의 실수가 결국 전화위복이 됐다. 2차 시기에선 착지할 때 한발을 앞으로 내디딘 것을 제외하면 흠 잡을 데 없는 깔끔한 연기를 펼쳤다.
● 부상 후유증 씻고 자신감 충전
양학선은 허리 부상 때문에 지난 연말 3개월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다. 1월이 돼서야 서서히 체력훈련을 실시할 수 있었다. 신기술 역시 연마할 시간이 부족했다. 남자기계체조대표팀 주영삼 감독은 20일 “지난해 7월 카잔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 직전까진 페이스가 좋았다. 신기술 성공률도 높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와서는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신기술을 시도한 것 자체가 3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학선은 실전 체질이었다. 그는 “훈련 때 성공률보다는 내 자신감을 믿는 편이다.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고, 신기술을 국내 관중 앞에서 보여드린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무조건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 자신의 이름 딴 최고 난도 기술만 2개
양학선2는 아직 국제체조연맹(FIG)에 공식 등재되지 않았다. 국내 유일의 FIG 기술위원인 한윤수 경북대 교수는 “6월 이탈리아에서 FIG 기술위원회가 열린다. 그곳에서 한국스포츠개발원(구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송주호 박사가 찍은 이번 대회 영상을 기술위원들과 함께 볼 예정이다. 양학선2의 난도 6.4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학선2가 공식 등재된다면, 양학선은 양학선 기술에 이어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6.4짜리 도마 기술을 2개나 보유한 세계 유일의 선수가 된다. 대한체조협회 이호식 경기력향상위원장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메달을 겨룰 선수들은 대부분 난도 6.4짜리 도마 기술을 준비할 것이다. 어디에서 다크호스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양학선 역시 “신기술에 성공했으나 만족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또 다른 목표를 겨냥했다.
인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