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일본서도 끝판대장

입력 2014-04-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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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오승환. 사진제공|LG 트윈스

사흘 연속 완벽 세이브에 일본 언론도 매료

오승환(32·한신·사진)이 서서히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압도적인 ‘끝판대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오승환은 18∼20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전에서 사흘 연속 세이브를 올리며 홈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러자 시즌 초반 의심의 눈길로 오승환을 바라보던 일본 팬들과 언론도 이제 그의 존재감을 완전히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사흘 연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이브를 따내자 산케이스포츠는 21일 ‘과연 수호신!’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찬사를 보냈다. 한신의 와다 유타카 감독도 경기 후 “오승환이 처음으로 1점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반드시 막아줄 것이라 생각했다”며 흐뭇해했다.

오승환은 시즌 초반만 해도 불안한 면이 없지 않았다. 3월 29일 요미우리전에서 첫 세이브를 올릴 때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4타자를 상대하면서 투구수가 무려 32개나 됐다. 4월 3일 주니치전에서도 1이닝 동안 5타자를 상대하며 24구를 던졌다. 2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무엇보다 4월 9일 요코하마전에서는 시즌 2세이브를 올리고도 유쾌하지 않았다. 1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로 3안타 2실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시즌 방어율은 6.75까지 치솟았다.

오승환은 한국에서처럼 돌직구를 뿌려댔지만,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일본 특유의 커트와 짧게 끊어 치는 타법에 고전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승환은 오승환이었다. 변화를 선택하면서 영리하게 실마리를 찾아 나갔다. 11일 요미우리전에서 공 5개로 1이닝을 막아낸 것이나, 20일 야쿠르트전에서 공 9개로 1이닝을 처리한 게 대표적이다. 20일 투구수 9개 중 직구는 3개뿐이었고, 나머지는 변화구였다. ‘돌직구’와 함께 그동안 준비해왔던 변화구를 하나둘씩 꺼내자 일본타자들도 당황하고 있다. 투구수도 줄이면서 한때 6.75까지 치솟았던 시즌 방어율도 2.70까지 끌어내렸다. 삼성 시절이던 2012년 4월 24일 롯데전에서 0.2이닝 6실점으로 시즌 방어율이 12.46까지 올랐으나 그해 결국 1.94로 마감한 전력도 있다. 일본에서도 이런 모습을 재현할지 기대된다.

시즌 초반 좀처럼 세이브 기회를 얻지 못하던 오승환은 이제 시즌 5세이브(1구원승 포함)로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히로시마의 캠 미코라이오(6세이브)를 1세이브 차이로 뒤쫓으면서 본격적인 세이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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