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일보 제28837호 A2,3
해경 수사 결과 세월호가 침몰하던 당시 선원들은 임무와 너무 다른 행동들을 보였단 사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8시 48분 세월호가 급하게 오른쪽으로 변침하던 순간 3등 항해사 박한결 씨(26·여)는 조타수 조준기 씨(56·남)와 함께 브리지(선교)에 있었다.
기관장 박기호 씨(58·남) 역시 8시 30분부터 엔진 조종을 위해 브리지에 올라와 있었다. 박 씨는 배가 왼쪽으로 점점 기울자 브리지에 있는 비상 직통 전화로 기관실 근무 선원에게 탈출을 지시했다.
비상시에도 기관실을 총지휘하도록 돼 있는 기관장이 앞장서서 선장 지시도 없이 근무지 이탈을 지시한 것. 이에 기관부 선원 7명 전원은 무전으로 연락하며 자기들만 아는 선원 전용 통로를 이용해 집단 탈출했다.
덕분에 배 가장 아래 쪽 기관실에 있던 선원뿐만 아니라 선실에서 쉬고 있던 선원들까지도 상황을 먼저 인지하고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3등 항해사 박 씨는 사고 직후부터 기계를 붙들고 버티며 제 몸 가누기도 급급해 아무런 임무도 하지 않았다. 그는 탈출하기 직전까지 그 상태로 있다가 선장 이 씨가 밖으로 빠져나가자 함께 바로 탈출했다.
세월호 항해가 처음이었던 1등 항해사 신정훈 씨(34·남)는 선장과 함께 매달려 버티기에 급급했다. 같은 1등 항해사 강원식 씨(42·남)는 선장이 구명정을 띄우라는 명령을 내리자 갑판으로 나가 구명정을 피려고 했지만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
또 강 씨와 2등 항해사 김영호 씨(47·남)는 제주 VTS와 번갈아가며 8시 55분부터 9시 38분까지 박한결 씨의 임무였던 비상통신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들도 구조정이 도착하자 안내원들에게 선장의 퇴선명령을 전하지 않은 채 탈출했다.
결국 선장과 항해사, 기관사, 조타수를 비롯 선박직 직원 15명은 승객들에게 안내 방송도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무전하며 탈출해 전원 생존했다.
‘세월호 침몰 선원’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세월호 침몰 선원, 각자 살자 뛰쳐나갈 거면 대기하라는 방송은 왜 했는데?” “세월호 침몰 선원, 생존 욕구 감안해도 승객 나몰라라 버린 건 이해 불가능” “세월호 침몰 선원, 아무리 급박해도 이건 아니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동아일보 제28837호 A2,3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