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복식조’ 장예나-고현정 “못 이길 상대 없다”

입력 2014-05-09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천시청의 장예나(왼쪽)와 고현정이 7일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57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일반부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셔틀콕과 라켓을 들고 나란히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안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 13일째

드문 조합으로 김천시청 창단 첫 여자복식 정상
고현정 “다 언니 덕분” 감격…성지현, 단식 우승

‘천연기념물’ 왼손 복식조가 한국배드민턴 정상에 올랐다. 김천시청 장예나(25)와 고현정(24) 조는 8일 경북 안동시 안동체육관에서 열린 제57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 여자 일반부 복식에서 우승했다. 1985년 팀 창단 이후 여자복식 첫 정상이다.

국가대표 복식 에이스 장예나에게는 뉴델리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와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큰 자신감을 갖게 된 의미 있는 승리였다. 무릎 부상으로 오랜 재활을 거친 고현정에게도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뜻 깊은 우승이었다.

장예나-고현정 조는 이날 결승에서 세계랭킹 14위인 국가대표 복식조 유해원-고아라(화순군청)와 만났다. 1세트를 21-17로 이겼지만 2세트에서 15-21로 패했고 3세트도 경기 중반 4점차까지 뒤지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고비 때 마다 서로 손을 마주치며 격려하는 등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결국 3세트를 21-17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장예나와 고현정은 모두 왼손잡이다. 복식조에서 가장 이상적인 조합은 왼손과 오른손의 만남이다. 왼손 복식조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케이스. 국가대표 선수 경력이 많은 성한국 MG새마을금고 감독은 “선수 때 쌍둥이 복식조는 봤지만 왼손 복식조는 보지 못했다”며 큰 관심을 보였다. 장예나는 “처음에는 ‘정말 괜찮을까’ 그런 걱정도 했었다. 그러나 점점 많은 장점이 느껴진다. 둘 다 왼손으로 공격을 하기 때문에 상대 팀이 매우 혼란스러워 한다. 왼손으로 커버 할 수 있는 수비공간도 두 배가 된다”며 웃었다.

장예나는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사)과 함께 여자복식 세계랭킹 6위를 지키고 있다. 국가대표 여자 복식조에서 가장 높은 세계랭킹이다. 장예나-김소영 조는 18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와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장예나는 “세계무대에서도 못 이길 상대는 없다. 문제는 얼마나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자신감을 갖느냐에 있다. 이번 우승으로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됐다. 좋은 리듬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무릎 부상과 재활, 팀 이적 등 그동안 마음고생이 컸던 고현정은 “아직 많이 부족한데 언니를 만나서 이렇게 우승까지 했다. 다 언니 덕분이다”며 감격해했다.

한편 여자단식 라이벌 대결에서는 세계랭킹 5위 성지현(MG새마을금고)이 6위 배연주(KGC인삼공사)를 2-0(21-17 21-15)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안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 경기결과


● 남자 일반부 단식 결승전=홍지훈(요넥스) 2-1 손완호(상무)

● 여자 일반부 단식 결승전=성지현(MG새마을금고) 2-0 배연주(KGC인삼공사)

● 남자 일반부 복식 결승전=유연성,고성현(상무) 2-1 정의석,김덕영(MG새마을금고)

● 여자 일반부 복식 결승전=장예나,고현정(김천시청) 2-1 유해원,고아라(화순군청)

● 일반부 혼합 복식 결승전=김사랑,채유정(삼성전기) 2-0 한상훈,김하나(삼성전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