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거리에서도, 버스와 지하철에서도, 카페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꼽는다면 단연 ‘음악’을 들 수 있다. 과거에만 하더라도 좋아하는 음악을 자유롭게 감상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르다. MP3와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와 유튜브, 아이튠즈 등의 음악 서비스, 스트리밍 기술 등의 발전에 힘입어 누구나 음악을 향유하는 시대가 됐다.
그런 만큼 음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커졌다. 최근에는 K-POP과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 힘입어, 음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음악을 배우려 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다만, 음악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음악을 배울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엠뮤직 아카데미의 허경무 대표를 만나 실용음악을 배울 때 알아둘 점, 그리고 엠뮤직 아카데미에 대한 소개를 들어보았다.엠뮤직 아카데미는 종합실용음악학원으로, 학원으로는 이례적으로 사회공헌 활동까지 하는 것이 특징이다.
좋은 학원의 요건 3가지란?
음악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무턱대고 학원 등록부터 할 수는 없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라는 말이 있듯이, 음악을 잘 배우려면 실용음악 업계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수업을 듣고자 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점은 무얼까.
“좋은 학원의 요건은 크게 3가지인데요, 우선 수강료가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실용음악학원의 수강료는 1주일에 1회 개인레슨 방식 기준으로 30만 원 정도입니다. 저렴한 곳은 20만 원, 유명인이 있는 곳은 40~50만 원입니다. 엠뮤직 아카데미는13만 원입니다”
의아한 대답이다. 여기는 왜 저렴하냐고 물으니, 허 대표는 “그런 질문을 많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사실, 결코 저렴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비용을 계산해 보았지만, 적정 가격에서 약간 저렴한 정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국내 실용음악학원의 적정 가격은 15만~20만 원 선이라고 봅니다”
이어서 그는 실용음악학원을 선택할 때는 ‘시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용음악학원은 방음이 잘 되어야 합니다. 소리를 크게 낸다는 음악적 특성뿐만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모니터링해야 실력이 늘기 때문입니다. 방음을 제대로 하려면 에어컨과 온열기를 각각 두어야 합니다. 통합식으로 설계하면 제 아무리 벽이 두꺼워도 소리가 다 들립니다. 문을 닫았을 때 방음이 얼마나 되는지도 체크해야 하죠”
비슷한 얘기로, 강의실 외에 연습실이 보장되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연습을 해야 실력이 느는데, 보컬이나 드럼은 층간 소음 때문에 집에서 연습하기 어렵다.
“연습실과 강의실은 명확히 분리해서 제공해야 합니다. 강의실이 남을 때 쓰라고 한다면, 늘 부족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엠뮤직 아카데미는 4개 층에 60여개의 강의실과 연습실을 두고, 70평의 뮤직 스튜디오는 모두 연습실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습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강의실과 연습실의 시설 수준을 비슷하게 하고 있습니다”
좋은 학원의 요건 세 번째는 ‘사람’.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니만큼, 강사가 중요합니다. 다만, 유명 강사라고 해서 모든 수강생들에게 최고는 아닙니다. 상담을 통해 수강생과 잘 맞는 강사를 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레슨을 할 때도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기보다는, 수강생의 눈높이에 맞춰 가르쳐주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엠뮤직 아카데미의 특징은 전임강사 제도다. 실용음악 업계 대부분이 시간강사이며, 강사들이 학원을 4~5개 다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저희는 모두 전임강사를 두고 있습니다. 정규직으로 했을 때 강사들이 마음 편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보강도 가능하고요. 이런 것이 결국 수강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국내 실용음악학원 중 종합실용음악학원이 드물다는 점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국내 실용음악학원은 약 3,000여 곳이지만, 그 중 90%가 보컬학원이다. 또한, 학원의 90% 이상이 입시/오디션반이다.
“노래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은데다, K-POP이 유행함에 따라 많은 분들이 보컬을 선택하는 추세이긴 합니다. 다만, 보컬학원을 다닐 경우에는 다른 연주자들과 유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만약 합주를 원한다면 종합실용음악학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엠뮤직 아카데미는 1년에 2번씩 대형 공연장에서 음악회를 연다. 음악회 일정을 공지하면 2달 가량 수강생들이 모여 연습을 한다. 팀을 이뤄 합주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음악회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모여서 함께 연습을 하는 수강생들도 많다.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연 것이 6~7년으로, 이제 곧 13회째가 다가옵니다. 지속적으로 음악회를 여는 실용음악학원은 기획사들이 연락을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촬영, 무대, 음향 준비를 내실 있게 구성하고 있습니다. 추억도 되고, 기획사에 발탁되어 오디션에 참여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죠”
한편, 보컬학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왜 생긴 걸까. 인터넷을 보면 ‘보컬학원은 실력이 늘지 않는 곳’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허 대표는 “그 말은 맞기도,아니기도 하다”라고 답했다.
“드럼이나 기타 등은 레슨으로 배우고 집에서 연습을 하면 실력이 향상됩니다. 하지만, 보컬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컬은 ‘트레이닝’으로 실력이 향상되는 유일한 과목으로, 전문가와 함께 반복적으로 훈련해야 실력이 향상됩니다. 혼자서 연습하면 성대에 무리가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학원에서 일주일에 1번 수업을 받는 데 월평균 30~50만 원이 듭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일주일에 2~3회 이상은 받아야 실력이 향상되는데요, 100만 원 가량이 들지요. 결국 비용 부담으로 수업을 적게 듣게 되는데요, 그러면 유명 학원을 다니더라도 변화가 없거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허 대표는 실용음악업계에 쓴소리도 남겼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업계를 잘 운영하지는 못했기에 소비자들의 불신을 지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업이란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자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용음악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수강생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봅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엠뮤직 아카데미는 종합실용음악학원으로 보컬, 작곡, 악기 등을 가르치고 있다. 입시반이나 오디션반, 취미반 등을 구분하지는 않는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초보자라도 누구나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엠뮤직 아카데미 수강생들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 음악을 좋아하는40~50대 주부, 60~70대 노인, 장애인까지 다양하다.
“음악으로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음악을 취미로 즐겼으면 합니다. 음악을 하면 좋은 뇌파가 발생된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를 푸는 데 제격인 거죠. 음악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가볍고 쉬운 악기들도 많습니다. 노래를 배우면 가창력뿐만 아니라 언어능력도 향상되죠”
엠뮤직 아카데미의 수업은 모두 1:1 교습으로 진행된다. 강사 1명에 학생 1명이 붙는 시스템이다. 단체 수업을 하면 실력이 더디게 늘 수 있기에, 1:1 교습으로 내실을 높인다는 것이 허 대표의 지론이다.
“실용음악이란 소리를 크게 내는 특성 때문에, 1:1 교습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물론 기타를 배운다면, 1명의 강사에게 2명 이상이 배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진도도 다른데다, 서로 소리가 섞입니다. 결국 서로 방해가 되지요.그래서 칸막이가 있는 개별 강의실에서 따로따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많으면 강사가 학생들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합니다. 출결 관리도 복잡해집니다”
수강 시에는 학생들이 직접 강사를 선택할 수도 있다. 보통은 상담을 거쳐 알맞은 강사를 매칭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등업을 하면 자신의 수강일지를 인터넷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수강일지를 꼼꼼하게 작성하는 강사에게 수업을 듣겠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전임 강사이기 때문에 보강도 가능합니다. 시간 강사로 한다면, 일주일에 1~2일만 출근하기 때문에 보강이 어렵겠지요. 전임 강사를 두는 것이 학생들에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입시생은 일주일에 3~4회는 배워야 하는데, 시간 강사를 두면 일주일에 보는 선생님이 모두 달라 혼란스러워질 수 있죠”
이런 특성 때문인지, 엠뮤직 아카데미의 수강생 중 30%는 지인 소개로 온 경우다. 입시를 준비하지 않더라도 몇 년씩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
“음치클리닉으로 5년 넘게 다닌 분도 있습니다. 2009년도에 온 학생이1년 동안 음치를 고쳤는데, 노래 실력이 좋아지자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해서 그렇겠지요. 또한 강사가 자주 바뀌면 오래 다니기 어렵지만, 그렇지 않기에 계속 다니는 것 같습니다”
실용음악학원을 넘어 사회적 기업으로
엠뮤직 아카데미의 또 다른 특징은 실용음악학원 겸 사회적 기업이라는 것이다. 여느 학원과는 달리, 지적 장애인에게 치료와 놀이 개념으로 실용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신체 장애인들의 경우 강사들이 직접 업고 강의실로 온다. 그는 “학원을 1층으로 옮기거나 엘리베이터를 놓아야겠는데”라며 웃었다. “수강생을 가르치는 행위도 일종의 사회환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그는, 장애 학생들을 장학 제도를 통해 지도하고 있다.
“학원을 개원한 이후부터 사정이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장학 제도를 운영했으며, 이번에는 공공기관과 제휴해 정식으로 장학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노원구에 위치한 성민복지관(장애아동복지관)과 연계, 교육청의 지원을 일부 받아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실용음악학원이 복지관과 연계해 장애 학생들을 지도하는 사례는 다소 이례적이다. 지난 11월 음악회를 열자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고, 복지관 측에서도 반향이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당시를 돌아보니, 그 때 선발됐던 학생들은 비교적 지능이 높은 학생들이었습니다. 지적장애가 더 심한 학생들도 음악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이 너무나 즐거워했기 때문입니다. 정식으로 장학 제도를 마련하고자 준비 중입니다. 현재는 1차적으로 3명을 선발해서 1:1 개인레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사들도 자발적으로 나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모아 1년에 몇 명 이상 가르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강사들에게 자발적 참가를 받아 ‘1+1 제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1명의 강사가 1명의 학생을 자발적으로 봉사하면, 학원에서 비용을 부담하고 강사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강사는 1명을 봉사하는 겸 1명의 수강생을 얻게 되는 셈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체험 및 학교 출강도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허가를 받아, 성북구에서는 엠뮤직 아카데미가 진로 체험을 실시하는 정식 학원이 되었는데요. 예를 들어, 얼마 전에는 계원중학교 학생들이 음악프로듀서 직업 체험을 받았습니다. 제가 직접 출강하기도 합니다”
해외 대학과 연계, 후학 양성
엠뮤직 아카데미의 수강생은 약 1,000명. 수강생이 많다 보니 오디션을 보러 오는 기획사들도 있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재를 적극 양성하는 시스템도 만들고 있다. 허 대표가 운영하는 엠뮤직컴퍼니, 그리고 엠문화개발사라는 기획사가 해외 연예기획사와 아카데미, 예술학교 등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연예기획사나 아카데미, 예술학교등과 정보를 교류하고 있습니다. 최신 트렌드의 음악은 무엇인지, 학생들을 전문 음악인으로 진출시킬 때는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등을 교류하고 있습니다. 해외 업체들과 이런 사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10년 가량 음악이 더 먼저 발전한 선진국으로,음악 지도 체계를 얻기 좋습니다.중국은 음반시장 규모와 K-POP의 영향으로 빼놓을 수 없는 곳입니다”
독특한 점은 해외 대학과 엠뮤직컴퍼니, 엠문화개발사가 3자 연계해, 학사 졸업을 인정하고 인재를 키우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서안번역대학(4년제 언어전문 정규 대학교)과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서안번역대학과 자매결연을 통해, 학생들이 중국어와 영어를 하면서 실용음악도 같이 공부하도록 했습니다. 국내에선 첫 사례이고요, 현재 2개 대학이 더 조율 중입니다”
엠뮤직 아카데미가 이와 같은 시도를 하는 이유는 학원을 후학 양성의 기반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저는 20년동안 음악을 해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취미로 하며 행복하거나, 학문으로 발전하길 바랍니다. 이에 음악을 배우는 문턱을 낮추고 싶고, 음악으로 진로를 잡는 방향까지 열어주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아카데미 교육 시스템과 다른 기관들을 제휴,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는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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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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