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직전 부상 하차한 홍정호 또 쓰러졌다

입력 2014-05-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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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황선홍, 2010년 곽태휘, …. 역대 월드컵에서 부상 악령에 몸서리쳤던 축구대표팀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중앙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 후반 상대의 강력한 태클에 쓰러졌다.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한 그는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또 가슴 철렁한 ‘월드컵 직전 부상 악령’

홍명보 감독 경기 전부터 부상 조심 강조
홍정호 태클에 발목 꺾여 들것 실려 퇴장
다행히 심하지 않은 부상으로 1차 판명
손흥민도 옆구리 다쳐 통증 호소 ‘아찔’


“결과를 떠나 바보 같은 부상을 당해선 안 된다.”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2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태극전사들에게 ‘부상 경계령’을 내렸다. 때마침 튀니지전은 2014브라질월드컵 출정식까지 겸하는 터라 홈 팬들 앞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면서도 부상은 절대 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불편한 상황이 연출됐다. 측면 공격수 손흥민(바이엘 레버쿠젠)이 전반 종료 직전 옆구리를 다쳐 한참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하프타임을 알리는 주심 휘슬이 울린 뒤에도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누워 통증을 호소했다.

후반에는 더욱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선발 출격한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우리 진영에서 볼 처리를 할 때 상대 공격수가 거친 태클을 가해 왼 발목이 크게 꺾였다. 동료들이 팔로 크게 ‘X자’ 신호를 만들어 더 이상 뛰기 어렵다는 사인을 보냈다. 결국 곽태휘(알 힐랄)가 투입됐다. 홍정호는 다행히 경기 후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1차 판정 돼 가슴을 쓸어 내렸다. 발목이 아니라 발등 근육이 놀란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공격 실험과 함께 최대 주안점인 수비 조직 다지기에 나서려던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의도도 예기치 못한 교체 카드 사용으로 어려워졌다.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던 제자의 모습을 지켜본 홍 감독의 표정도 딱딱하게 굳었다. 특히 홍정호는 2012 런던올림픽 직전 부상으로 최종엔트리에 탈락한 바 있어 더욱 큰 안타까움을 샀다.

한국 축구는 과거 월드컵 본선을 코 앞에 두고 열린 평가전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전력이 손실되는 아픔을 자주 경험했다. 1998년 프랑스 대회 직전, 중국 평가전에서 황선홍(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왼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돼 본선 내내 벤치를 지켰다. 4년 전 남아공 대회를 앞두고선 마지막 전지훈련지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벨라루스 평가전 도중 곽태휘가 상대 공격수와 공중 볼 경합을 하다 무릎 인대 파열로 중도 하차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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