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gozo)한 브라질] 월드컵 골 세리머니 요람에서 댄스까지

입력 2014-06-11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역대 최고 골 세리머니 5선

1. 1994년 베베토의 요람을 흔드는 손
2. 1982년 타르델리의 격정적인 포효
3. 1994년 카메라로 달려든 마라도나
4. 2002년 아가호와의 기막힌 텀블링
5. 1990년 로저 밀라의 골반 댄스 유행

동네 조기축구 경기에서 골을 넣어도 천하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 축구다. 하물며 전 세계인이 지켜보고 있는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오죽할까. 골을 밥 먹듯 넣고 사는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들도 골인의 기쁨을 감추는 능력은 없는 모양이다. 골을 터트린 뒤 선수들은 제각각 개성을 살려 흥겨운 세리머니를 펼친다. 오히려 골 세리머니가 골 장면보다 더 유명세를 타는 경우도 있다. ‘잘 만든 세리머니 하나가 열 골 부럽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역대 월드컵을 통틀어 최고의 골 세리머니 5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세계 축구팬을 열광시킨 영광의 골 세리머니들을 소개한다.


● 야수처럼 포효하라!

1982스페인월드컵 이탈리아-서독의 결승전. 결승골을 넣은 이탈리아 미드필더 마르코 타르델리의 ‘포효 세리머니’는 전설로 통한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맹수처럼 포효하던 타르델리는 마치 샤우팅 창법을 구사하는 로커를 방불케 했다. 이후 2006독일월드컵에서 역시 이탈리아의 파비오 그로소가 득점 후 만만치 않은 감격의 포효 세리머니를 펼쳐 타르델리와 비교되기도 했다.


● 세계여! 나만 봐!

1994미국월드컵에서 선보인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의 세리머니도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리스전에서 중거리 슛을 성공시킨 마라도나는 자신의 골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가 노린 것은 다름 아닌 경기를 중계하고 있던 TV 중계카메라. 마라도나는 먹이를 노리는 독수리처럼 카메라 앞으로 달려들며 큰 소리로 자신의 기쁨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 아빠는 너를 사랑해!

역시 미국월드컵. 브라질의 베베토가 보여준, 일명 ‘요람 세리머니’는 무척이나 유명하다. 베베토는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골을 뽑은 뒤 환하게 웃으며 마치 두 팔로 아이를 안고 흔드는 듯한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베베토는 갓 태어난 아들을 생각하다가 경기 하루 전 이 세리머니를 고안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베베토의 요람 세리머니는 아직까지도 아빠가 된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로 자주 재활용되고 있다.


● 따라하고 싶으면 해봐!

흉내 내고 싶어도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 고난도의 세리머니도 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의 줄리어스 아가호와는 스웨덴전에서 선취골을 터트린 뒤 환상적인 텀블링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팬들 사이에선 아가호와가 몇 회전이나 했는지 세어보기 위해 다시보기 열풍이 불 정도였다. 7회전이라는 설과 9회전이라는 설이 있다. 아가호와가 이 세리머니 후 자국의 체조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는 후문도 있다.


● 끈적끈적 허리 댄스!

1990이탈리아월드컵에서 카메룬 로저 밀라는 서른여덟 살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4골을 몰아치며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밀라가 콜럼비아전에서 보여준 아프리칸 댄스 세리머니는 이후 대량의 추종자를 낳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밀라는 득점 후 그라운드 코너로 달려가 깃발을 봉 삼아 허리를 유연하게 돌리는 춤을 추며 즐거워했다. 밀라의 끈적끈적한 댄스가 인기를 끌자 이후 아프리카선수들 사이에선 댄스 세리머니가 크게 유행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