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본선 밟은 日 전범기 유니폼 ‘FIFA, 제국주의 상징 용인?’

입력 2014-06-16 08: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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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멀티비츠

[동아닷컴]

제 2차 세계대전 제국주의 상징인 일본 전범기가 결국 아무런 문제 제기 없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선보여졌다.

일본 대표팀은 15일 (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헤시피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 전반 혼다 게이스케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2골을 연달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이날 일본은 논란의 중심이 된 ‘전범기’ 유니폼을 그대로 입고 경기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사실상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국주의 상징물을 용인한 꼴이 됐다.

FIFA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일본 전범기 유니폼은 버젓이 판매 중이다. FIFA는 당초 “떠오르는 태양에서 뻗어나가는 빛을 형상화한 디자인(A rising sun ray textured designs)”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재 유니폼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는 상태다.

이 유니폼을 최초 공개한 스페인어권 축구 유니폼 정보 사이트 ‘토도 소브레 카미세타스’ 는 지난해 11월 이 유니폼을 공개하면서 “떠오르는 태양(Rising sun)’이라고 표현했다. 전범기(욱일기)의 영어 표기는 ‘Rising Sun Flag’다.


유니폼 제작사인 아디다스 측은 유니폼을 공식 발표하며 “대표팀의 엔진인 선수들이 각각의 포지션으로 힘차게 퍼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독도 지킴이’로 알려진 서경덕 교수는 미국의 CNN부터 보스니아의 사라예보 타임즈까지 각 나라를 대표하는 신문사,방송사 및 스포츠 전문지 편집국장에게 일본 전범기의 탄생배경 및 역사적인 자료, 전 세계에 잘못 쓰이고 있는 전범기의 사례 등을 엮은 CD자료 등을 동봉하여 100여개 매체에 발송하며 일본 전범기 문제를 세계에 알리려 노력 중이지만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일본 극우 산케이 신문은 이런 서 교수의 활동에 대해 괜한 트집을 잡는다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특히 우익 단체에서는 서 교수에게 협박 메일을 보내는 등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교수는 “지난 런던 올림픽 때 일본 체조 유니폼에 사용한 전범기 디자인을 IOC에 강력하게 항의를 못한 것이 이번 월드컵까지 오게 된 것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우리나라도 스포츠 외교에 더 큰 힘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FIFA 공식 온라인스토어


협회 차원의 공식적인 항의나 대응이 없었던 데다 독일의 나치보다 욱일기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유럽과 미주의 잣대 덕에 일본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16일 벨기에 겡크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친선경기부터 문제없이 이 유니폼을 착용해왔으며 결국 월드컵 본선에도 이 유니폼을 입고 참가하게 됐다.

한편 FIFA는 정치나 종교, 민족, 인종 등을 선전하는 행동과 구호, 문구, 상징물을 모두 금지하고 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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