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에만 있는 ‘끈끈함’ 2년 만에 강해진 이유!

입력 2014-07-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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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도 동료다. 마산구장 NC 덕아웃에는 국내 선수들이 영어로 에릭 테임즈를 응원할 수 있도록 친절한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마산|김영준 기자

테임즈 위한 영어 응원 메시지 덕아웃 부착
선수들끼리 마련한 ‘월간 파이팅상’도 이색

NC 용병타자 에릭 테임즈(28)는 3일 마산구장 덕아웃에서 깜짝 놀랐다. 어제까지도 못 봤던 ‘베이스 힛(BASE HIT! 안타 안타!)’ ‘스윙 하드(SWING HARD! 세게 쳐!)’ 등 짤막한 응원 메시지들이 덕아웃 곳곳에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는 물론, 한글로 발음이 나와 있었고, 그 의미까지 달아놨다.

테임즈는 2일 SK전을 앞두고 통역이 “김경문 감독님이 영어로 된 파이팅 문장 몇 개를 궁금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심코 알려줬는데 이것을 따로 문서로 만들어 덕아웃에 붙여놓기까지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김 감독은 3일 “용병도 동료다”라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팀을 위해 늘 유쾌하게 헌신하는 테임즈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상황에 따른 영어 응원 문장들을 만들어 덕아웃에 있는 국내선수들이 복창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포수인 김태군은 벌써 다 외운 듯 큰 소리로 외치고 다녔다. 테임즈는 “미국과 달리 한국의 덕아웃 문화는 꼭 잘했을 때만 응원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 (영어로)나를 응원하며 NC 동료들이 다시 한번 뭉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하나 이날 발견한 NC만의 특별함은 ‘월간 파이팅상’이 있다는 사실이다. 덕아웃에서 동료들을 가장 잘 격려해준 선수를 뽑아서 상을 주는 것이다. 이 상의 기금은 선수들끼리 마련을 했고, 수상자도 선수들 투표로 결정한다. NC 손시헌은 “내가 아는 한, 이런 상은 다른 팀에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나 되는 NC의 전통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일 목격한 마지막 파격은 ‘배팅볼 투수’ 이현곤(34)이었다. 이현곤은 1군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은 실질적 플레잉 코치다. 1000경기 출장에 5경기만 남겨뒀다. 이런 최고참이 배팅볼을 끝까지 던져준 뒤, 자신은 마지막으로 타격훈련을 했다. 왜 창단 2년 만에 NC가 강해졌는지를 알려주는 숨어있는 증거들이다.

마산|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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