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의 좌완 신인투수 이수민(19)은 7월 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선발투수 제이디 마틴과 장원삼이 각각 8~9일 로테이션에 맞춰 등판하면서 1군에 남아있던 2명의 불펜투수가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이수민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그는 “원래 역할이 (장)원삼 선배를 대신하는 거였다. 아래(2군)에서 더 다듬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파란만장했던 1군 무대였다. 이수민은 6월 15일 고대했던 첫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이틀 뒤 문학 SK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18일 SK전에선 2번째 등판 만에 프로무대 첫 홀드. 그리고 3번째 등판이었던 20일 마산 NC전에선 감격스런 프로 첫 승리까지 따냈다. 1군에서 5경기에 구원등판해 방어율 2.45(7.1이닝 2실점)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투구를 했다.
이수민은 “데뷔전도 인상 깊었지만 홀드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박빙 승부였고, 한방 맞으면 역전되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랬다”고 말했다. 이날 이수민은 10-9로 앞선 10회말 마무리투수 임창용에 이어 구원등판, 첫 타자 이명기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조동화와 임훈을 잡아냈다. 이어 나온 이재원을 고의사구로 걸러내며 마운드를 김건한에게 물려줬다.
류중일 감독은 이수민의 발전 가능성을 엿봤다. 류 감독은 “볼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신인치곤 배짱도 두둑하다”고 칭찬했다. 이수민은 “많은 관중 앞에서 프로를 실감했지만 마운드에서 긴장하진 않았다. 티를 안 내려고 더욱 무덤덤하게 공을 던졌다. 고등학교 때 신인투수들이 1군에 올라가 볼을 많이 던지는 걸 많이 봤다. 나는 그렇게 안 하고 자신 있게 던져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1군무대. 이수민의 욕심은 다시 1군에 올라오는 것이다. 이수민은 2군과 BB아크를 오가며 140km 초반에 형성되는 직구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해 팔 스윙을 손볼 계획이다. 그는 “고등학교 때보다 팔 스윙이 조금 짧아진 거 같다. 조금씩 크게 해보려고 할 것이다. 속도를 높여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대구|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