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틴에이저’ 낸 예측불허 정준영 사용설명서

입력 2014-07-1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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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다. 4개 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엘리트의 면모를 지닌 것 같으면서도 때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쏟아낸다. 이 사람, “록을 하지 않으면 웃을 수 없다”는 아이돌 외모의 록커 정준영이다. 사진제공|CJ E&M

달달한 첫사랑 같은 맛
허세 작렬·고집불통 주의
우울할때, 심심할때 강추!


16세에 마릴린 맨슨에 빠졌다. “멋있고 재미있어서” 베이스 기타를 쳤다. 18세 땐 커트 코베인이 멋있다고 생각하며 ‘가수가 되겠다’ 결심했다. 19세에 처음 밴드를 꾸렸다. 22세에 일본으로 떠나 길거리 공연도 했지만 밴드 생활이 녹록치 않아 3개월 만에 돌아왔다. 방황의 길에서 ‘슈퍼스타K’를 만났다. 그는 정준영이다.

정준영의 주변에선 그를 두고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한다. 진지하다가도 뜬금없는 말과 행동을 보이고, 똑똑한 것 같은데 가끔씩 이해 안 되는 말을 해댄다. 예측불허의 이 엉뚱한 친구를 두고 사람들은 그래도 “볼수록 매력적”이라 말한다. “알다가도 모를” 정준영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정준영 사용설명서’를 통해 그를 들여다본다.


● 개요 및 특징 :

정준영. 1989년 2월21일생. 184cm·65kg.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22세까지 인도네시아 프랑스, 중국, 필리핀, 일본을 두루 거침. 각 나라별 성장과정은 다음과 같음.


인도네시아 : 자카르타 5년 거주. 어느 다리 밑 한국 비디오가게에서 보던 ‘후래쉬맨’을 잊지 못함. 운전기사 아저씨와 구슬치기, 항상 트렁크에 누워 차를 탔던 기억이 있음. 도마뱀, 구렁이 그리고 ‘정소똥’이란 이름의 강아지도 생각남.


프랑스 : ‘르잘프’라는 동네에서 몇 개월 거주. 스위스·이탈리아·프랑스 접경의 알프스 휴양지이자 ‘카누로 유명한 동네’로 기억. 산 아래 수영장, 산 위 스키장 그리고 서커스단이 떠오름. 당시 동네 오락실에서 ‘철권’으로 ‘짱’을 먹음.


중국 : 칭다오와 자오난에서 5년 거주. 자오난은 삼륜차와 무술학교, 칭다오는 “월세가 싸서 어머니가 행복해 하신 곳”으로 기억.


필리핀 : 마닐라에서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2년간 혼자 거주. 처음 1년은 선교센터에서 지내면서 선교활동도 함. 나머지 1년은 혼자 살며 음악을 시작.


● 성분·함량 : 허세·고집·순발력


허세 :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게 확실”. 가죽 사업을 하던 아버지는 평소 ‘가죽의 장인’을 자처했지만, 어느 날 정준영의 ‘레자’를 “멋진 가죽”이라 평가하면서 의심을 받기 시작. “돌이켜보면 아버지는 노래방에서 가요는 결코 부르지 않고 팝송만 고집”. 클래식 CD를 엄청나게 샀지만 포장도 뜯지 않음. ‘레자 사건’을 계기로 발견하기 시작한 아버지의 허세에 “아, 나의 허세도 아버지에게서 왔구나” 확신.


고집 : ‘슈퍼스타K’에서 불렀던 ‘먼지가 되어’ ‘응급실’ 같은 대중적인 노래를 하라는 요구가 많지만 “록은 멋있어야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는 지론에 따라 ‘돈 안 되는’ 얼터너티브 록을 고집. “록을 하지 않으면 예능에서도 웃을 수 없다”고 강조. 의상도 스타일리스트 의견에 따르지 않고 “편하다”는 이유로 슬리퍼만 고집.


순발력 :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같은 예능프로그램 속 예측할 수 없는 즉흥적 언행으로 대중을 매료시킴. “대본을 보면 나도 모르게 대답을 준비하게 된다”며 어떤 프로든 대본을 미리 보지 않는 것도 순발력 덕분. 최근 tvN ‘SNL코리아’에서 즉흥연기를 펼치며 강력한 자존감 느낌.


● 사용법

심심하거나 우울할 땐 ‘1박2일’ 다시보기,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을 땐 정준영의 새 앨범 ‘틴에이저’를 추천함.


● 보관방법

적응력·생존력이 뛰어나 어디에 방치하든 무방함. 영어·중국어 능통. 필리핀어·일본어도 ‘생존’에 필요한 수준. 어릴 적 외국생활에서도 적응력이 좋아 어디서든 외롭지 않고 불편함 없이 잘 지냈다 함.


● 주의사항

연기자의 모습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음. “연기력도 모자라지만, 적성에도 안 맞”음. 여러 카메라가 다각도로 자신을 잡는 게 이상해, 뮤직비디오 촬영도 싫어함. 결정적으로, “암기력도 약”함.


● 유통기한

무기한. 자작곡 능력 있어 꾸준한 발전 예상됨.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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