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한류 열풍에 때 아닌 ‘탈세’ 역풍

입력 2014-07-16 06: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검찰, 신고 누락 정황 포착
장근석·비 “탈루 사실 없다”
한류 사업 경쟁 폐해 논란


검찰이 장근석, 비 등 중국 한류스타 10여명이 탈세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알려지면서 연예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검찰의 수사 시기가 오랜만에 ‘중국발 한류 훈풍’이 불고 있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노정환)는 중국에서 마케팅 에이전시 H사를 운영하는 장모 씨를 탈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H사를 통해 중국에서 활동한 한류스타 10여명의 탈세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 씨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한류스타들의 콘서트와 팬미팅 등 각종 행사를 주선하고 받은 수입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고, 해당 연예인들에게는 수익금을 차명계좌와 ‘환치기’ 수법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연예인들은 “탈세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중국 한류 붐’…갑자기 불거진 검찰 조사로 각종 ‘설(說)’ 난무

연예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검찰의 수사 시기다.

드라마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 등으로 중국 한류 열기가 뜨거운 시점에 현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류스타들의 탈세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검찰과 연예계 안팎에서는 H사를 통해 가장 이익을 많이 취한 ‘한 톱스타가 타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또 한 켠에서는 H사의 ‘사업 독점 견제용’이라는 시선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한류 에이전시가 속속 생겨나면서 H사 등이 독점해 온 영역을 나눠가지려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관련 혐의가 도드라진 것이라는 추정이다.

실제로 그동안 이름만 대면 알만한 많은 스타들이 H사를 통해 중국에서 팬미팅과 콘서트 등을 진행해왔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장 씨는 중국에서 알아주는 에이전트이다. 중국에 능통한 전문가가 없다보니 믿고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중국의 부정적인 시각 없어야”

연예인들은 이번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실명이 거론돼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이미 일부 보도를 통해 실명이 거론된 장근석과 비 등은 검찰 수사에 대해 “중국에서 진행한 모든 행사는 합법적인 절차와 계약으로 진행했다”면서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에이전시를 통하지 않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이번 일로 중국 측이 한국 연예인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아야 한다”면서 “하루빨리 국세청과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