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박재범·오하영·허우성·장혜련·강은숙 교수팀(이하 김성주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달 2, 3일 이틀에 걸쳐 세 쌍의 이식환자와 가족이 신장을 주고받았다.
이들 세 가족은 그동안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면역 거부반응 등으로 가족 구성원 내에서 는 신장을 기증받을 길이 없어 고민이 많았다. 기약 없는 뇌사자 장기 기증만을 기다리던 중 교환이식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교환이식에 참여하는 가족 모두를 만족할 만한 조합을 찾아야 하는데, 혈액형까지 맞추기가 쉽지 않았던 것. 결국 세 가족 모두 용기를 내 전례가 없던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선택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이들은 최근 퇴원했다.
교환이식은 가족이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하려 해도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면역 거부반응 등 이식 실패의 우려가 클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은 다른 환자와 가족을 찾아 신장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선 지난 1991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지만,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장기를 교환하는 행위 자체가 워낙 예민한 문제여서, 신장을 주고받는 모든 당사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의학적 위험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환자와 가족들의 심리적 저항이 최대한 사라져야 겨우 이뤄진다.
의학발전으로 ABO 혈액형 불일치 이식수술 역시 널리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교환이식에서는 한 차례도 없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이 이번에 ABO 혈액형 불일치 신장 교환이식 수술에 도입함으로써 최소한 의학적 부담감은 일선 현장에서 털어낼 수 있게 됐다. 이번 성공이 평균 1732일이 걸리는 뇌사자 기증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식 대기자 1만4729명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