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매킬로이, 차세대 골프황제 예약

입력 2014-07-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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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언더 271타… 디오픈 우승 의미

2010년 강풍에 놓쳤던 트로피 되찾아
“내년에 커리어 그랜드슬램 완성하고파”
하나 남은 메이저타이틀 마스터스 노려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가 제143회 디오픈 챔피언십(총상금 540만파운드) 우승컵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았다. 매킬로이는 2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 골프장(파72)에서 끝난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리키 파울러(미국)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이상 15언더파 273타)의 추격을 2타차로 따돌렸다. 우승상금은 97만5000파운드(약 16억9000만원)다.


● 4년 전 악몽이 성장의 밑거름

클라레 저그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선 ‘인내’와 ‘도전’이라는 2가지 숙제를 잘 풀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선 그 같은 명제가 더욱 극명하게 부각됐다.

매킬로이는 2010년 디오픈에서 악몽을 경험했다. 첫날 9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승을 예약한 듯했지만, 다음날 몰아친 강풍에 8오버파로 자멸하고 말았다. ‘자연의 힘 앞에서 인내하지 못한’ 결과다.

4년이 흐른 뒤 매킬로이는 전혀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다.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린 그는 20일 오후 10시40분 로열 리버풀 골프장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섰다. 겉으로는 웃으며 여유를 보였지만, 경기에선 비장함이 묻어났다. 1번홀(파4) 버디로 출발해 파 행진을 거듭하다 5번홀(파5)과 6번홀(파3)에서 연속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7번홀(파4)에서도 2번째 샷이 벙커에 빠져 큰 위기에 직면했다. 와르르 무너질 뻔했지만, 매킬로이는 의외로 침착했다. 4년 전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집중력을 발휘하며 이 홀을 파로 막아내 위기에서 벗어난 뒤 9번홀(파3)과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안정을 되찾았다. 이때까지 가르시아는 5타를 줄이며 추격했지만, 결국 역전에는 실패했다.

생애 처음 클라레 저그를 거머쥔 매킬로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5세의 나이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4분의 3을 채운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내년 마스터스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고 싶다”며 감격해했다.


● ‘골프황제’ 등극 카운트다운

이번 우승은 매킬로이에게 여러 의미를 지닌다. 우선 ‘포스트 타이거’의 확실한 선두주자임을 입증했다. 그동안 숱한 스타들이 ‘포스트 타이거’를 꿈꿨다. 가르시아를 비롯해 웹 심슨, 조던 스피스(미국) 등이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누구도 타이거 우즈(미국)의 왕좌를 넘보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다르다. PGA 투어에서만 7번째 우승(기타 투어 6승)을 챙겼고, 그 중 3번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2012년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지만, 당시에는 왕좌를 오래 지키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에선 2위로 도약한다. 1위에 오를 날이 멀지 않았다.

또 2011년 US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 올해 디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타이틀 3개를 획득한 매킬로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 마스터스 그린재킷만 남겨두게 됐다. 또 이번 우승으로 잭 니클라우스(미국), 우즈에 이어 역대 3번째로 25세 이전에 메이저 3승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한편 우즈는 합계 6오버파 294타를 적어낸 끝에 69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이는 우즈가 프로 전향 후 메이저대회에서 기록한 최악의 성적이다. 컷을 통과했던 대회 중 종전 최하위는 2012년 마스터스와 2013년 PGA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40위다. 컷 탈락은 3차례 있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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