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NC 이종욱, 필요할때 치는 남자

입력 2014-07-3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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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베테랑 이종욱은 팀이 필요할 때 점수를 낼 줄 아는 진정한 프로다. 29일 마산 KIA전에서도 6회 승부를 결정짓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전 3-2 리드서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
추격당한 8회엔 희생플라이…팀 연패 끊어

타율이 높지 않아도 중요할 때 안타를 쳐줄 줄 아는 타자를 두고 흔히 ‘영양가가 높다’라고 표현한다. 실제 각 구단은 한 시즌이 끝난 뒤 연봉고과산정에 있어 ‘팀 공헌도’를 평가요소로 채택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NC 이종욱(34·사진)은 영양가 만점 타자다. 그는 중심타자가 아니다. 그러나 팀에 득점이 필요할 때는 출루해 빠른 발로 득점권에 가고, 타점이 나와야할 때는 방망이를 매섭게 휘둘러 주자를 불러들인다. 29일까지 그의 결승타는 7개다. 8개를 기록 중인 나성범(25)에 이어 팀 내 2번째로 결승타가 많고, 타 팀과 비교해도 KIA 나지완, 넥센 강정호, 삼성 최형우 등과 함께 중요할 때 한 방을 쳐줬다.

NC 김경문 감독은 항상 “안타가 몇 개 나오느냐보다는 안타가 언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며 “화려하지 않아도 팀에 반드시 점수가 필요할 때 타점을 내주는 선수들은 감독인 내가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욱도 김 감독이 기억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해 NC로 이적했다. 이후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주력이면 주력에서 후배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특히 시즌 초반 타율이 2할대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필요할 때마다 중요한 안타를 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뿐 아니다. NC는 베테랑 선수들이 트레이드, FA 등을 통해 많이 수혈됐음에도 여전히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다. 팀에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반드시 필요했다. 함께 FA로 이적한 손시헌이 내야진을, 이종욱이 외야진을 진두지휘하면서 NC는 올 시즌 안정된 전력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이종욱의 존재감은 29일 마산 KIA전에서도 빛났다. 공격이 답답하리만큼 안 풀리던 상황에서 결정적인 안타로 팀 3연패를 끊었다. 그는 팀이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 2사 2·3루서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상대투수 심동섭과 6구 승부 끝에 2타점짜리 좌전적시타를 쳤다. 또 5-3으로 추격당한 8회 무사 1,2루서도 희생번트 제스처로 폭투를 유도하고, 이후 1사 2,3루서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 한 발 더 달아나는데 선봉에 섰다. 무엇보다 팀이 연패에 빠져있을 때 베테랑으로서 경기를 풀어가는 노련함을 보였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잘 나가는 집 NC의 핵심은 손시헌과 이종욱”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들의 플레이가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팀을 받쳐주기 때문이다. 이종욱은 결승타 얘기를 할 때마다 “야구를 잘 못해서 팀에 필요할 때 뭐라도 해야 한다”며 웃고는 “그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을 플레이로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있다.

마산|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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