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전문기자의 V리그 레이더] 김연경 75점 활약…한국여자배구 ‘포지션 파괴’ 효과

입력 2014-08-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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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폭격기!” 여자배구대표팀의 에이스 김연경(페네르바체)이 3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세르비아전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화성|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한송이 · 박정아 등 포지션 변경 뒷받침
양효진 공백에도 그랑프리 2승1패 선전

레오 · 에드가 · 마이클 · 아가메즈 재계약
11일 광주서 국제대학배구대회 팡파르


한국여자배구가 국제대회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여줬다. 2014 그랑프리 세계여자대회에 출전중인 한국은 1∼3일 경기도 화성시리즈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세계랭킹 10위 한국은 12위 태국, 9위 독일을 세트스코어 3-1로 이겼고 7위 세르비아에는 1-3으로 졌다. 주전센터 양효진의 부상으로 정상 전력은 아니었지만 에이스 김연경의 활약과 이선구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 빠른 공격으로 목표했던 2승을 따냈다.


● 여자대표팀 런던올림픽 4강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

세대교체를 했다. 7명의 대표팀 얼굴이 달라졌다. 하준임 임효숙 한유미 김사니 이숙자 황연주 정대영이 빠지고 이효희 남지연 배유나 박정아 이재영 이다영 백목화가 새로 들어갔다. 2012 런던올림픽 멤버는 김연경 양효진 김해란 한송이 김희진 등 5명뿐이다.

여고생 이재영 이다영 자매, 배유나 박정아 백목화의 가세로 훨씬 젊어졌다. 이선구 감독은 대표팀을 빠르고 수비가 강한 블로킹 팀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포지션을 파괴했다. 소속 팀에서는 모두가 대포지만 대표팀에서는 소총도 방패도 필요했다. 변신을 시켰다. 라이트 한송이, 센터 박정아, 윙리시버 김해란 등 포지션 파괴가 진행 중이다.

레프트 한송이와 박정아의 새 포지션은 블로킹을 강화하려는 이 감독의 의도가 잘 드러난다. 현재 대표팀에서 큰 공격은 김연경과 이재영이, 속공은 김희진에게 전담시키고 한송이, 박정아에게는 다른 역할을 줬다. 박정아는 센터 배유나의 신장 약점을 메울 조커다. 독일전에서 이 카드가 성공해 역전승을 거뒀다. 주전 리베로 김해란은 수비전담의 레프트로 변신시켜 김연경이 후위에 있을 때 리베로 남지연과 함께 그물망 수비를 완성시켰다. 제1세터 이효희의 탄탄한 토스 능력, 제2세터 이다영의 블로킹 높이와 날카로운 서브, 레프트 이재영의 점프력 등을 버무린 한국여자배구는 전보다 훨씬 빨라졌다.

아직 선수들이 호흡을 맞춘 기간이 짧아 태국 같은 완성된 조직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이는 시간과 실전경험이 해결해줄 문제다. 연결과 콜 플레이 등을 보완하면 훨씬 탄탄하고 파괴력이 높은 팀으로 완성될 것이다. 화성시리즈 3경기에서 75득점을 해준 김연경과 제2의 공격옵션 이재영의 등장, 재활중인 V리그 최고선수 양효진의 높이가 갖춰지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우리의 몫이 될 것 같다.


● 구관이 명관…기존 선수가 절반이 넘는 2014∼2015시즌 V리그 외국인선수

현대캐피탈이 7월30일 아가메즈와 재계약 했다. 이로써 다가올 V리그에서 활약할 7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6명이 확정됐다. 재계약을 맺은 선수는 삼성화재 레오를 비롯해 LIG손해보험 에드가, 대한항공 마이클, 현대캐피탈 아가메즈 등 4명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레오와 완전 이적계약을 맺었고 에드가는 가격대비 효율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LIG는 지난 시즌 막판 재계약 방침을 정했고 최근 KOVO컵 기간 동안 한국을 찾은 에드가와 사인을 마쳤다. 현대캐피탈도 아가메즈 외에도 여러 선수들을 물색했지만 새로운 선수보다는 V리그를 한 시즌 경험했던 아가메즈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러시아, 쿠바 2중국적을 가진 대한항공 마이클은 자국선수라는 이점을 앞세워 러시아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계약의 한국에 더 마음을 두고 있다.

3팀은 새로운 카드를 선택했다. OK저축은행은 바로티와 작별하고 쿠바 국적의 센터 사이먼 로버트랜디를 결정했다. 몸값이 2년 300만 유로(약 41억 6000만원)로 알려졌다. 라이트와 센터 겸용 선수다. 중앙의 높이가 약한 OK는 세터 이민규의 역량을 최대한 살리고 상대팀의 높은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센터지만 백어택도 가능한 선수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3명의 외국인 선수(야디엘 산체스∼밀로스 쿨라피치∼비소토 레안드로)를 데려왔던 한국전력은 세르비아, 그리스 국적의 미타주리치를 내정했다. 신장 208cm의 장신에 신영철 감독이 원하는 대포형 선수다. 가장 걱정스러운 팀은 우리카드다. 지난 시즌 우여곡절 끝에 영입했던 숀 루니는 강만수 감독이 원하는 대포가 아니었다. 새로운 선수를 물색하고 있지만 트레이드 시장의 문은 좁혀졌다. 좋은 선수는 없고 그나마 있다 해도 몸값이 비싸다. 구단의 주인이 손을 떼는 바람에 책임지는 사람도 결정을 내려줄 사람도 없는 팀의 비애다.


● 광주서 2014 현대라이프컵 국제대학배구대회

대학배구연맹이 대학배구의 활성화를 위해 국제대회를 창설했다. 11일부터 15일까지 광주 광역시 염주체육관에서 벌어지는 2014 현대라이프컵 국제대학배구대회는 한국 대학선발팀을 비롯해 6개국의 6개 팀이 기량을 겨루는 새로운 대회다. 한국 대학선발팀은 한양대 박용규 감독의 지휘아래 2014 대학리그 득점 1위 지원우(중부대), 블로킹1위 박원빈(인하대), 2013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오재성(성균관대), 2013 세계유스남자배구선수권대회 주장 정동근(경기대), 2013 카잔하계유니버시아드대표팀 진성태(경희대) 나경복(인하대) 등이 출전한다. 미래 V리그를 이끌 주역들의 기량을 점검할 대회다. 일본, 중국은 대학선발팀이 출전한다. 호주는 서부단일팀(UWAV), 미국은 배구명문 페퍼다인대학교, 카자흐스탄은 국립 아가리안대학교가 참가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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