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흔들림 없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고 있는 비결은 주축선수들이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뛰고 있기 때문이다. 구단도 선수들의 부상방지를 위해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이틀 훈련, 이틀 휴식”…염 감독식 체력 안배
주축선수 부상이탈 없이 매경기 경기력 유지
트레이닝코치도 치료 아닌 부상 방지에 총력
넥센 4번타자 박병호는 2011시즌 중반 넥센으로 이적한 이후 단 2경기에만 빠졌다. 본격적인 풀타임 시즌을 시작한 2012년과 2013년에는 전 경기에 나섰다. 올해도 그 기록은 이어지고 있다. 유격수 강정호도 마찬가지다. 2009년과 2010년 전 경기(133경기) 출장했고,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도 매 시즌 123경기 이상 출전했다. 올해도 93경기 가운데 91경기에 나왔다. 6년 간 큰 부상 한 번 없었다는 얘기다.
제아무리 잘 나가는 팀도 한 시즌을 치르는 동안 주축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 마련. 그러나 넥센의 주전 선수들은 다른 팀과 비교해도 유독 부상이 적다. 불펜의 핵 조상우가 왼쪽 무릎 인대 파열로 팀을 한 달 반 정도 이탈했지만, 귀갓길에 미끄러운 계단에서 넘어졌을 뿐 운동 과정에서 입은 부상은 아니었다.
● 부상 없는 넥센의 비결? “몸을 미리 만들고 잘 유지한 덕분”
넥센 염경엽 감독은 7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쉴 때 잘 쉬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넥센은 4일 휴식기 때도 이틀만 훈련하고 이틀은 쉬는 팀으로 유명하다. 기나긴 한 시즌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 늘 ‘체력 안배’를 최우선한다. 염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사실상 시즌을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시즌이 끝난 뒤 빨리 한 달 정도를 쉬고 그 시기부터 각자 다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전 시즌에 조금씩이라도 아팠던 부분이나 힘에 부쳤던 부위를 보강하는 데 중점을 둔다. 스프링캠프를 출발하는 이듬해 1월 15일 전에 웨이트트레이닝을 끝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넥센의 스프링캠프에는 웨이트트레이닝 시간이 따로 없다. 캠프 전에 이미 몸을 만들어 와야 하고, 필요한 선수는 자유시간에 개인적으로 하면 된다는 뜻이다. 시즌 중에도 많은 선수들이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염 감독은 “그때는 ‘몸을 만든다’거나 ‘몸을 불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겨우내 만들었던 몸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트레이너의 진짜 임무? “부상 치료가 아닌 부상 방지”
넥센 이지풍 트레이닝코치는 “트레이닝 파트의 업무는 선수가 부상을 당한 뒤 치료하는 게 아니라 선수가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게 먼저”라는 철칙을 갖고 있다. ‘선 체력, 후 기술’이라는 염 감독의 모토와 ‘잘 만든 몸이 뒷받침돼야 다치지 않는다’는 이 코치의 믿음이 좋은 조화를 이룬다. 염 감독은 “이지풍 트레이닝코치를 비롯한 트레이닝 파트와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선수들을 잘 관리해주고 있다. 부상도 체력과 정신력이 떨어졌을 때 나오는데, 우리 팀은 선수 스스로에게 휴식에 대한 자율권을 주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는 것 같다”고 자부했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물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키운 김민성과 유한준도 넥센의 도약을 뒷받침한 성공 사례들이다. ‘에너자이저’의 위용을 뽐내는 이들을 보면서 다른 선수들도 좋은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이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