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와 감면사이…K리그 사후 비디오판독 정착

입력 2014-08-11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0일 오후 수원월드켭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방송카메라 스케치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퇴장 적절성·득점기회 저지행위 대상
매경기 후 분석…상벌위서 최종 결정
작년 도입 후 억울함 해소 등 긍정 평가

대부분의 프로스포츠에서 판정시비를 줄이기 위해 경기 중 비디오판독을 도입하고 있지만, 프로축구는 예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허용하지 않은 영향이 가장 크다. FIFA는 그 대신 ‘경기 종료 후 비디오판독’을 통해 추가 징계는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도 이 제도가 시행됐다.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깨문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는 경기 당시에는 제재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FIFA는 사후 경기 분석을 통해 수아레스에게 4개월간 축구 관련 활동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지난해부터 ‘사후 비디오판독’을 통해 잘못된 판정을 바로잡고 있다. 자칫 심판들이 위축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 잘못은 바로잡고, 억울함은 풀어주고…

프로축구연맹은 크게 2가지 경우에 대해 사후 징계 또는 감면을 시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퇴장을 잘못 적용한 경우(상대 선수에게 상해를 입히는 경우도 포함)고, 두 번째는 명백한 득점 기회를 저지하는 행위다. 이를 통해 추가 징계를 받은 선수도 있고, 감면을 받은 사례도 있다.

2013년 7월 성남 임채민은 서울전에서 명백한 득점 기회를 저지한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러나 사후 비디오판독을 통해 레드카드가 취소됐다. 반면 포항 신화용은 올해 7월 인천전 도중 상대의 명백한 득점 찬스에서 페널티 에어리어를 벗어나 손으로 볼을 걷어냈다는 이유로 사후 징계를 받았다. 경기 당시에는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지만, 사후 비디오판독에서 페널티 에어리어를 벗어난 것이 확인됐다.

가장 최근에는 울산 용병 카사가 혜택을 봤다. 그는 6일 서울전에서 경고 2회로 퇴장을 당했지만, 프로축구연맹이 사후 비디오판독을 통해 2번째 경고가 적절치 않았다고 판단해 옐로카드 한 장을 감면받았다.


● 사후 비디오판독과 징계 결정 과정은?

프로축구연맹은 매 라운드 경기가 끝나면 심판판정분석위원회를 통해 모든 경기를 다시 점검한다. 이를 통해 판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경기평가회의에 자료를 제출한다. 경기평가회의에서 문제의 장면을 다시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한다. 그 뒤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에 올려 추가 징계 또는 감면을 확정한다.

사후 징계 또는 감면 대상선수가 나오면 해당 경기를 담당했던 심판도 징계를 받는다. 배정정지, 추가교육 등의 페널티다. 그러나 프로축구연맹은 심판 징계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를 심판 평가에 반영하고, 매년 연말 재계약 시 주요 참고자료로만 활용한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10일 “지난해 2월 지도자·심판 간담회를 통해 사후 징계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됐고, 곧바로 시행됐다. 심판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하는 게 사실이지만 올바른 판정이 필요해 도입하게 됐다”며 “지금까지는 긍정적 부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