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간 드라마, 웬 클릭 전쟁?

입력 2014-08-1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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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 방송 중인 한국 드라마들이 인기다. 조인성·공효진의 ‘괜찮아 사랑이야’, 장혁·장나라의 ‘운명처럼 널 사랑해’, 이준기·남상미의 ‘조선총잡이’(왼쪽부터). 사진제공|SBS·MBC·KBS

한국 방영 전 中에 온라인 전송권 판매
‘조선총잡이’ ‘괜사’ ‘운명처럼…’ 3파전
전송권 가격도 갈수록 올라…규제 전망


매일 밤 한국에서 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벌어진다면 중국에서는 실시간 ‘클릭 전쟁’이 한창이다. 최근 2년 사이 한국 제작사들이 국내 방영 전 중국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 드라마 전송권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현지 팬들도 시차 없이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대 중국 드라마 전송권 판매가 한류의 필수전략이 됐다.

그동안 인터넷 불법다운로드의 ‘천국’이라 평가받던 중국에서는 약 2년 전부터 요우쿠, 투도우 등 동영상 사이트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쿼터제 등 해외 콘텐츠에 대한 심의가 까다로운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한국 드라마 제작사들도 이에 재빠르게 대응하며 온라인 전송권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렸다.

현재 중국 온라인 사이트에서 가장 뜨거운 클릭 경쟁을 벌이는 드라마는 KBS 2TV ‘조선총잡이’와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SBS ‘괜찮아, 사랑이야’ 세 편. 모두 수목드라마다. 12일 오후 2시 기준 ‘조선총잡이’는 중국의 QQ사이트에서 누적 조회수 1억6000만건을 넘어섰고, ‘괜찮아 사랑이야’는 요우쿠와 투도우에서 각각 224만건과 180만건,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소후닷컴에서 9700만건을 기록 중이다.

전송권 판매액도 급상승했다. 지난해 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 회당 3만 달러, ‘별에서 온 그대’는 4만 달러 그리고 ‘쓰리데이즈’와 ‘닥터이방인’은 각각 5만, 8만 달러였다. 하지만 ‘운명처럼 널 사랑해’와 ‘괜찮아 사랑이야’는 12만∼13만 달러를 기록했다. ‘별에서 온 그대’ 이후 6개월 사이 3배 이상 오른 셈이다. 그만큼 한국 드라마에 대한 중국 내 관심과 수요가 많아졌고 현지 사이트들의 전송권 확보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는 국내 제작사에게는 커다란 수입원이다. 실제로 ‘운명처럼 널 사랑해’와 ‘괜찮아, 사랑이야’는 제작비의 절반 정도를 중국 전송권 판매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괜찮아 사랑이야’의 제작사 CJ E&M 관계자는 “방송 판권의 경우 판매 이후 편성 확정까지 시간이 걸리고, 쿼터제로 인해 판매 가능한 편수도 한정적이다. 하지만 전송권은 아직까지 현지 당국의 규제가 없다. 대일 수출 침체로 위기에 직면한 제작사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계기가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효과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라고 많은 관계자들은 말한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 제작사 페이지원필름의 정재연 대표는 “단기간에 판매액이 크게 오르면서 거품이 금방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심지어 중국은 과열 경쟁에 대해 엄격히 규제하기 때문에 장밋빛 미래가 1년도 못 갈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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