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부상…멀리 보고 넘어라

입력 2014-08-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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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동아닷컴DB

■ 애틀랜타전 엉덩이 통증 호소 자진강판…부상대처법 주목

안 아팠던 부위…정밀 검사후 다음 등판 결정
매팅리 “큰 부상 아니길” 선발 빅3 공백 우려
다승왕 경쟁보다 포스트시즌 대비…완치 중요

LA 다저스에 비상이 걸렸다. 승승장구하던 선발 마운드의 중심축 류현진(27)이 뜻하지 않은 부상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선발등판해 5.2이닝 6안타 7탈삼진 2볼넷 3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6패째(13승)를 당했다. 팀이 2-3으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최근 4연승을 마감했다. 5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 행진도 중단됐다. 이날 승리를 거뒀다면 시즌 14승으로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설 수 있었기에 아쉬운 일전이었다. 시즌 방어율은 3.21에서 3.28로 약간 상승했다. 그러나 이날 다저스에 비상이 걸린 것은 단지 류현진과 팀이 패해서만은 아니었다. 류현진이 2-3으로 뒤진 6회말 2사후 BJ 업튼에게 볼넷을 허용하는 순간, 오른쪽 엉덩이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강판했기 때문이었다.


● 다저스 패배보다 류현진 부상에 촉각

이날 애틀랜타전 해설을 맡은 오렐 허샤이저는 류현진에 대해 “명실공히 다저스 선발진에서 ‘빅3’라 칭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루키 시즌에는 직구와 체인지업에 크게 의존했지만 최근 주무기로 삼고 있는 슬라이더의 위력이 향상되며 정말 놀라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부상으로 6회를 채우지 못하고 자진강판하자 다저스 승패 자체보다 류현진의 부상 상태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일단 정밀검사 결과가 나온 후 부상자명단 등재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큰 부상이 아니기를 희망한다”며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업튼을 상대로 6구째를 던질 때 부터 통증을 느꼈는데 볼넷을 허용하고 나서 증상이 심해졌다. 즉각 이상이 생겼음을 알리고 경기에서 물러나는 게 좋을 뻔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를 이룬 AJ 엘리스는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비교적 호투하던 류현진이 불의의 부상을 당해 안타깝다. 선발진의 주축 투수이기 때문에 큰 부상이 아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LA 타임즈는 “애틀랜타에게 질 수는 있다. 하지만 류현진을 부상으로 잃는 것은 다저스의 계획에는 전혀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 조급하지 말고 무리하지 말자!

류현진은 “던지는 팔에 이상이 생긴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그동안 안 아팠던 부위라 걱정된다. 정밀검사를 받아 본 후 다음 등판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상적인 로테이션대로라면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20일 홈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전이다. 하지만 다저스가 5경기차로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앞서며 지구 선두를 질주하고 있기에 류현진을 무리하게 등판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 18일 밀워키전까지 2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치지만 그 이후로는 이달 말까지 휴식일이 3일 이나 된다. 또한 최근 영입한 투수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와 케빈 코레이라가 다저스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있던 댄 해런도 최근 2경기에서 호투하며 10승 투수 대열에 올랐다.

류현진으로선 휴식이 길어지면 다승왕 경쟁에서 멀어지겠지만,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무리하다 부상을 더 키울 수 있다. 부상 재발 가능성도 높은 부위라 완치 후 등판할 필요가 있다. 멀리 봐야한다. 포스트시즌에서 잘 던져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면 지금의 아쉬움은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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