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맞혀 잡는다? NO! 삼진 잡을 줄 알아야
필승조는 세이브·홀드 상황에서만 등판
삼성 류중일 감독이 확고한 마무리 투수론을 밝혔다.
류 감독은 22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마무리는 상대타자를 삼진 잡을 수 있는 공이 필요하다”며 “선동열(KIA) 감독이나 (오)승환이가 그랬다. 그런 마무리가 있어야 팀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2012년 한국시리즈 5차전을 예로 들었다. 상대전적이 2승2패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삼성은 2-1로 앞선 9회 오승환을 내세웠다. 오승환은 선두타자 최정에게 중월3루타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였던 이호준(현 NC)을 내야 땅볼로 처리했고 이후 1사 1·3루서 김강민과 박진만을 차례로 삼진 처리했다. 두 선수를 처리한 공은 모두 시속 150km짜리 강력한 직구였다.
류 감독은 “투수는 물론 타자를 맞혀 잡을 수는 있다. 그러나 마무리는 위기상황에서는 맞혀 잡으면 안 된다”며 “타자가 일단 공을 맞히게 되면 수비에서 실책이 나올 수 있고, 아니면 희생플라이나 땅볼 타점이 될 수 있다.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동열 (KIA) 감독도 그렇고 (오)승환이도 강력한 직구와 더불어 빠른 슬라이더가 있었다. 타점이 낮았기 때문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고 삼진이 나왔다. 마무리라면 그런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다. 류 감독은 마무리투수를 활용하는데 있어서도 원칙이 있었다. 류 감독은 “세이브 상황이 아니면 마무리 투수는 거의 쓰지 않을 생각이다. 실제 올 시즌에도 임창용을 세이브가 아닌 상황에서 최대한 안 올리고 있다”며 “필승조도 홀드 상황이 아니면 웬만해서는 안 쓴다.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21일)도 점수가 4점차로 벌어지자 안지만 등 필승조 대신 김현우를 투입하며 승부를 했다.
올 시즌은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각 팀이 투수진을 풀가동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선발진의 조기강판이 잦아지면서 필승조와 추격조 개념도 모호해진 상태로 마운드를 운영을 하고 있다. 특정 팀의 얘기가 아닌 전반적인 현상이다. 그럼에도 류 감독은 무리하지 않는 선을 지키려고 노력중이다. 7개월의 대장정을 치러야하는 페넌트레이스를 효과적으로 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가시권에 둘 수 있었던 삼성의 힘이기도 하다.
대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