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련 “투수리드 못하면 빵점포수”

입력 2014-08-2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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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SK전 데뷔 첫 홈런에 3안타 활약에도 자책

“프로 첫 홈런인데 가슴이 답답하더라고요.”

삼성의 포수 이흥련(25·사진)은 24일 대구 SK전에 앞서 멋쩍게 웃었다. 전날(23일) 선발출전한 그는 오랜만에 전 경기를 온전히 소화했지만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그는 이날 4타석 3타수 1안타 1득점 2타점을 올렸다. 유일한 1안타는 프로 데뷔 첫 홈런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1군 마스크를 처음 썼고, 3월 29일 KIA 개막전 교체출전부터 팀이 치른 99경기 만이자 개인 통산 67경기 만에 터진 홈런이었다. 하지만 그는 “홈런 이후 두 타석도 너무 아쉽다. 경기 끝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석에선 값진 기록을 쌓아올렸지만 포수로서 본연의 역할에 아쉬움이 컸다. 사실 이흥련은 삼성의 선발투수 배영수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며 이날 출전에 초점을 맞춘다. 6월 26일 기록한 배영수의 120승도 이흥련의 치열한 분석과 두뇌싸움이 있었던 터.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배영수는 3이닝 동안 7안타 2볼넷 8실점(5자책)하며 조기 강판됐다. 포수로서 투수리드에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포수로는 빵점이었다. SK랑 할 때 실점이 많아서 초점을 맞췄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박)정권이형한테 맞은 두 방이 컸다”고 아쉬워했다. 배영수는 이날 박정권에게 1회 2루타와 3회 3루타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흥련의 홈런포 등을 앞세워 짜릿한 10-9 승리를 거뒀다. 류중일 감독은 “이흥련이 히어로가 될 수 있었는데 (경기가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아쉽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흥련도 처음에는 홈런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는 “시즌 내내 잘 맞은 타구가 3차례 나와서 홈런을 예상했는데 모두 플라이로 잡혔다. 이날도 타구가 먹혀서 안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짜릿한 홈런도 직접 보진 못했다. 그는 “2루를 도는데 3루심이 홈런 신호를 보내더라. 그게 홈런이 됐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대구|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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