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틀야구가 어른들에게 준 감동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2014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서도 아이들은 어른의 생각을 뛰어넘는 행동으로 감동을 줬다. 모두가 승자가 되고 경기 뒤에는 서로 친구가 되는 리틀야구의 본질을 잘 보여준 장면이 있다.
● 한계는 없다
15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의 여자선수 모네 데이비스는 깜짝 놀랄 피칭을 했다. 내슈빌 대표와의 예선 경기에서 선발등판한 모네는 6이닝을 70개의 공으로 마무리하며 4-0 완봉승을 따냈다.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역사상 여자선수가 거둔 첫 승리였다. 모네는 시속 112km의 강속구를 던지며 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모네는 “커브는 LA 다저스의 커쇼처럼 직구는 모네 데이비스처럼”이라는 명언을 남겨 더 유명해졌다.
● 서로를 인정한다
24일 벌어진 미국리그 결승전. 시카고가 6-4로 앞선 5회 초 필라델피아가 카이 커밍스의 솔로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상황. 여기서 상상도 못한 장면이 나왔다. 시카고의 1루수 트레이 온두라스가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일주하는 상대 선수 커밍스와 하이파이브를 한 것. 비록 상대지만 멋진 플레이에 경의를 표하는 아이들의 소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 모두가 친구다
한국은 24일 국제그룹 결승전에서 일본을 12-3으로 누르고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최종 결승전에 올랐다.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일본 선수들은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두 나라 사이에 놓인 바다보다 더 넓고 깊은 감정의 골이 있었기에 어른들은 경기의 승패에 더 비중을 뒀지만 아이들은 달랐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친구가 된 선수들은 서로 티셔츠를 교환하며 우정을 나눴다. 다음날 시카고와 한국의 결승전 때 TV 중계화면에 잡힌 장면은 감동이었다. 일본선수들은 태극기가 붙여진 그 티셔츠를 입고 한국을 응원했다. 한일 두 나라 미래의 희망을 본 장면이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