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축구, 중국보다 강했다

입력 2014-09-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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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F조 중국과의 1차전에서 3-0 낙승을 거뒀다. 후반 1분 서경진의 추가골이 터진 뒤 기쁨을 나누고 있는 북한 선수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중국에 3-0…조직력·득점루트 강력
간판공격수 박광룡 추가 합류도 관심

베일에 가려있던 북한남자축구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윤정수 감독이 이끄는 북한이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F조) 1차전에서 심현진(전반 9분)-서경진(후반 1분)-리혁철(후반 11분)의 릴레이골로 중국을 3-0으로 제압했다. 18일 파키스탄과 F조 최종전(화성종합경기타운)을 치를 북한은 중국을 완파함으로써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 조직축구의 전형

일찌감치 인천에 입성한 북한은 비공개 행보로 일관했다. 늘 그렇듯 훈련장을 봉쇄한 채 취재진의 접촉을 일체 불허했다. 훈련시간까지 바꿔가며 노출을 최대한 차단한 만큼 북한의 전력은 큰 관심사였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북한의 실력은 상당했다. 날카로움과 세기에서 중국을 압도했다. 플레이는 투박했지만, 조직으로 잘 무장했다. 서현욱과 리혁철을 투톱으로 내세운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선수 전원이 지역을 지키며 공간 차단에 주력했다. 그러나 필요할 때는 과감히 공격했다. 한 템포 빠른 전진과 짜임새 있는 패스로 중국을 괴롭혔다.

많은 슈팅수(23대7)만큼 득점 루트도 다양했다. 오른쪽 풀백 심현진의 첫 골은 감각적인 위치 선정이 돋보였고, 중앙 미드필더 서경진의 골은 아크 정면에서 날린 낮게 깔린 중거리 슛이었다. 리혁철의 득점은 서경진의 자로 잰 듯한 후방 침투패스에서 비롯됐다. “공격과 수비가 철저히 협력해야 한다”는 윤 감독의 바람대로 북한의 조직축구가 빛났다.


● 북한, 더 강해진다?

이날 경기에는 또 다른 화제도 있었다. 북한의 간판 공격수 박광룡(FC바두즈)의 출전 여부였다. 한국대표팀 박주호(마인츠)와 과거 스위스 프로축구 바젤FC에서 한솥밥을 먹은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소속팀 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이었다. 박광룡은 이날 새벽 상트 갈렌과의 스위스 슈퍼리그 홈경기(2-2)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추후 합류할 예정인 박광룡은 4년 전 광저우대회 때도 북한의 8강 진출을 이끈 바 있다. 경기 후 윤 감독은 “우리도 우승을 위해 이곳에 왔다. 박광룡이 오면 공격이 강화돼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며 정상 도전을 다짐했다.

인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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