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피플] 변추석 사장 “관광주간엔 휴가 장려 해주세요”

입력 2014-09-2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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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산업의 방향과 발전을 책임지는 컨트롤 타워인 한국관광공사 변추석 사장. 변 사장은 4월 초 관광공사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한일 관광산업 교류강화, 가을 관광주간 마련 등 침체된 국내 관광산업을 견인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관광시장 침체
해결책으로 25일부터 관광주간 시행
맘편히 여행 가도록 경영주 결단 중요

한·중·일은 동반자…상호간 협력해야
DMC서 한류ICT축제 벌이면 멋질 것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산업의 방향과 발전을 책임지는 컨트롤 타워다.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다보니 관광공사도 이제 1년 예산 1530억원(2014년), 해외지사 포함 619명이 근무하는 거대 기관이 됐다.

4월 초 관광공사의 새 수장으로 변추석(58) 사장이 취임했다. 현업과 학계를 두루 거친 광고 전문가인 그는 오자마자 세월호 침몰, 내수시장 위축, 일본 관광객 감소 등 힘든 과제들과 마주쳤다. 25일부터 실시하는 가을 관광주간은 이런 난제들의 해법으로 내놓은 카드다. 요즘 관광주간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는 변 사장을 만났다.


● “여행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삶의 쉼표”


- 관광산업 진흥을 총괄하는 수장에 취임해 10월초면 6개월이 된다.

“처음 와 업무가 무척 넓어 놀랐다. 크게 구분해도 사업단위가 대략 140개나 된다.”


- 취임 초는 ‘허니문 기간’으로 부르는 일종의 적응기인데, 세월호 침몰 사건과 일본 방한시장 침체 장기화 등 시작부터 난제가 많았다.

“4월7일부터 실질적인 업무를 시작했는데, 16일에 세월호 침몰 사건이 터졌다. 국가적으로 큰 재난, 특히 관광과 관련된 사건이라 정신없었다. 새 일에 적응하며 경영자로서 새 비전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디선가 ‘공사 사장 실종’이란 기사도 나오더라(웃음).”


- 25일부터 가을 관광주간이다. 사실상 첫 시행인데 어떤 점을 기대하는가.

“별 일없어도 국내관광 활성화를 고민해야 하는데, 세월호 때문에 시장이 너무 얼어붙었다. 지자체, 공기업, 민간기업이 합동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관광에 대한 인식과 문화를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다. 우리는 일만 하고, 쉴 때 잘 쉬질 못한다.”


- 아직 관광주간이 낯설다. 관광주간 소개 광고에 직접 등장한다면 어떻게 권하겠는가.

“관광주간이라지만 이 기간에만 여행하자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여행은 삶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쉼표와 같고, 마침 가을이 왔으니 하던 일 잠시 멈추고 여행을 떠나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세요’라 말하고 싶다.”


- 관광주간이 정착되고 활성화하는데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관광주간을 설정해 새 상품 만들고 할인혜택을 줘도 갈 수 없으면 헛수고다. 근로자들이 맘 편히 여행갈 수 있도록 기업과 경영주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장님, 휴가 보내주세요’ 같은 캠페인을 만들었다.”


● “일본·중국은 관광산업의 경쟁자이자 동반자”


- 일본 방한시장 침체는 외교, 환율 등 외부 요인이 크지만 우리가 반성할 점도 있을 텐데.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갖춘 ‘머스트 플레이스(Must Place)’를 만들어야 한다. 부가가치가 높은 것을 요구하고 디테일을 따지는 일본 관광객 특성에 맞춘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맞춤형 서비스)이 절실하다. 그래야 만족도가 높아져 시장회복에 도움이 된다.”


- 산업 전체에서 일본, 중국 관광객 비중이 무척 높다.

“관광선진국은 모두 근거리 국가의 관광시장이 발달했다. 일본과 중국은 우리 관광산업의 경쟁자이지만 또한 동반자다. 세 나라가 뭉쳐 조화와 협조를 이루면 마치 유럽을 여행할 때 3개국, 5개국을 묶어 가는 것처럼 파이를 키울 수 있다.”


- 한일 관광산업 교류에 많은 정성을 기울이는 것 같다.

“다행히 관광은 외교 등 다른 분야와 달리 관계기관끼리 협조가 좋다. 하반기에 양국 정부 부처와 관광진흥기관이 합동으로 ‘태스크 포스팀’을 만들 계획이다. 12월에는 일본 언론과 업계 관계자 팸투어가 1000여명이나 찾아온다. 이때 합작상품을 만들어 원거리 국가가 찾아오는 시장을 공동개발하자고 제안하려 한다.”


● “상암DMC에서 한류ICT축제를 벌이면 멋있을 것 같다”


- 우리 관광 인프라 중에 경쟁력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한류와 ICT(정보통신기술)다.”


- 두 가지를 어떻게 조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

“전통이나 역사 못지않게 현재 우리 모습도 한국적인 매력이다. ICT는 한국의 특장점으로 외국서도 인정하니 여기에 한류를 융합하자는 것이다. 상암DMC에서 한류ICT축제를 하면 어떨까. 첨단 미디어 건물이 들어선 인프라 덕에 한류ICT축제의 ‘세트’가 자연스레 조성된 공간이다. 여기서 5박6일 축제를 한다면…. 도로 전체에 레드카펫을 만들어 한류스타 500명이 행진을 하고, 첨단 건물에는 LED스크린을 달아 영상을 내보낸다면 멋질 것이다.”


- 끝으로 이번 관광주간에 휴가를 갈 수 있다면 추천명소 중 가 보고 싶은 곳은.

“휴가 가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관광공사 대표로 참석할 행사가 너무 많다. 만약 간다면 공사가 ‘9월에 가볼만한 곳’ 중 하나로 추천했던 ‘주말 진도 여행’이 탐난다. 추천 내용에서 ‘운림산방’, ‘소전미술관’, ‘세방낙조’ 같은 지역 명소의 이름이 마음에 와 닿았다. 단어 자체에 가을 정취가 물씬 느껴지고 ‘마인드 픽처’가 풍부해지는 느낌이라 끌린다.”


● 변추석 사장은?

1956년 경남 마산 출생·중앙대 공예학과 시각디자인 전공
미국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커뮤니케이션디자인 석사
국민대 조형대학 시각디자인학과 교수(2014)
제18대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홍보팀장(2013)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중앙선대위 홍보본부장(2012)
한국관광공사 브랜드 및 광고·홍보 자문위원(2007∼2008)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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