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로 분데스리가
폴란드에 패배…아일랜드와 무승부
월드컵 우승 이후 A매치 1승1무2패
“Betriebsunfall!”
14일(한국시간) 발행된 독일 저명 축구전문지 키커 최신호의 헤드라인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작전실패’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독일대표팀의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조별예선 행보가 그 내용이다.
2014브라질월드컵 정상에 오른 독일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4개월 전 보여준 아름답고 효율적인 축구가 실종됐다. 월드컵 이후 4차례 A매치에서 고작 1승1무2패였다. 이 중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스코틀랜드, 폴란드, 아일랜드였기에 충격의 강도는 더했다.
0-2로 패한 12일 폴란드 원정 결과에 독일축구계는 당혹스러워 한다. 81년 만의 패배였는데, 그 부진은 15일 아일랜드와의 홈경기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종료 직전까지 1-0으로 앞서다 추가시간 30여초를 남기고 실점했다.
물론 ‘월드컵 후유증’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험하는 현상이다. 월드컵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1998프랑스월드컵을 평정했던 프랑스는 2002한일월드컵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고, 2006독일월드컵을 제패한 이탈리아는 이후 각종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2010남아공월드컵 우승국 스페인도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한국도 2002년 대회에서 4강 신화를 이룩한 뒤 독일대회를 준비하면서 몰디브, 오만 등을 상대로 졸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독일의 하락세도 지극히 정상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부족하고, 베테랑들의 은퇴에 따른 세대교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현 독일대표팀에는 30대 선수가 전혀 없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28세로 가장 많을 정도다. 더욱이 독일에 대한 상대의 강력한 대응도 한몫 한다.
다행스럽게도 독일의 전망은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유로2016 조별예선 7경기가 더 남아있고, 향후 마주칠 지브롤터, 조지아 등은 훨씬 약하다. 더욱이 유로2016 조별예선은 내년 10월까지 A매치 기간을 활용해 진행되므로 침체기에 빠진 독일이 본 궤도로 진입할 시간적 여유도 있다. 실패를 좀처럼 반복하지 않는 독일인들의 성향에 비쳐볼 때 최근의 부진이 길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도르트문트(독일)|박종민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