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의 가을은 누구보다 치열했다

입력 2014-10-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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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에 ‘달’이 다시 떴다. NC 김경문 감독이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됐다. 단기전에서 항상 극적인 스토리를 써왔던 김 감독의 공룡군단이 어떤 가을야구를 펼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가을하늘에 ‘달’이 다시 떴다. NC 김경문 감독이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됐다. 단기전에서 항상 극적인 스토리를 써왔던 김 감독의 공룡군단이 어떤 가을야구를 펼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단기전 승부사’ NC 김경문 다시 쓰는 가을야구

두산서 6번의 PS때 매번 숨막히는 명승부 연출
화끈하고 스토리있는 야구…단기전의 마술사로
새팀서 4년만에 나선 가을무대…팬들도 설렌다

가을 ‘달’이 다시 떴다.

NC 김경문 감독이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다시 밟는다. 늘 단기전에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명승부를 연출했던 김 감독의 ‘가을야구’ 복귀에 야구팬들은 벌써부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김 감독이 보여줄 공룡군단의 포스트시즌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김 감독의 첫 포스트시즌은 두산 지휘봉을 잡았던 첫해(2004년)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였다. 당시 두산은 정규시즌 3위로 4강에 진출해 준PO에서 KIA를 2연승(3전2선승제)으로 누르고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비록 PO에서 만난 삼성에 1승3패로 한국시리즈(KS) 진출은 가로막혔지만 4경기 내내 3점차 이내의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2007년과 2008년 치러진 두산과 SK와의 KS는 지금까지 회자되는 가장 치열했던 가을야구 라이벌전으로 기억되고 있다. 빠르고 공격적인 야구를 추구하는 ‘패기의 사령탑’ 두산 김경문 감독과 데이터를 근거로 세밀한 야구를 하는 ‘관록의 수장’ SK 김성근 감독의 맞대결이 뜨거웠다. 비록 김경문 감독은 2007년 2연승 후 4연패로 리버스스윕 당하며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고, 2008년에도 먼저 1승을 거둔 뒤 내리 4경기를 지며 고배를 마셨지만 한 경기도 쉽게 이기거나 쉽게 지지 않았다. 늘 팽팽한 승부를 펼치며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비단 경기뿐 아니라 사인 훔치기 논란부터 빈볼로 인한 벤치클리어링 등 야구장외요소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진정한 맞수란 이런 것이라는 걸 제대로 보여준 시리즈였다.

김 감독의 2010년 포스트시즌은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명승부였다. 두산은 공격적인 팀 컬러가 꼭 닮은 롯데와 만난 준PO에서 리버스스윕 승을 거뒀다. 홈구장인 잠실에서 1, 2차전을 내리 내줬지만 사직으로 넘어가 2연승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기세를 이어가 5차전에서도 11-4로 대승을 거두며 PO에 진출했다. 삼성과의 PO는 더 극적이었다. 1차전 6-5 삼성 승, 2차전 4-3 두산 승, 3차전 9-8 두산 승, 4차전 8-7 삼성 승, 5차전 6-5 삼성 승 등 5경기 내내 1점차 접전을 펼쳤다. 상대전적 2승2패로 팽팽히 맞선 5차전에서는 연장 11회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다. 승리의 여신은 삼성의 손을 들어줬지만 야구팬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 양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처럼 김 감독의 가을야구에는 팬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스토리’가 있었다. 포스트시즌은 아니었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한 경기, 한 경기마다 드라마를 만들어가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금까지 단기전의 묘미를 한껏 보여준 김 감독이기에 또 다시 찾아온 ‘김경문표 폴(Fall)스토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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