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5천 년 전 게놈 복원’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4만 5천 년 전 게놈(유전체)을 복원하는데 성공시켰다.
복원된 4만 5천 년 전 게놈 화석은 지금까지 발견된 현생인류 화석 중 가장 오래됐다. 이 연구 결과는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과정과 네안데르탈인과의 이종교배 시기 등을 밝혀주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스반테 파보 박사팀은 23일 “과학저널 ‘네이처’에서 2008년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일명 우스트-이심인 : Ust-Ishimman)의 대퇴골에서 유전물질을 추출해 게놈을 복원했다”고 전했다.
파보 박사팀은 지난 30여 년 간 화석에서 유전물질을 추출해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네안데르탈인의 게놈지도를 완성해 화제를 모았다.
우스트-이심인은 게놈에서 Y 염색체가 발견돼 남성으로 밝혀졌으며 게놈 안에는 현재의 유럽인 등이 가진 것과 비슷한 양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스트-이심인 게놈 속의 네안데르탈인 DNA 가닥은 현 인류가 가진 것보다는 길이가 훨씬 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연구진은 우스트-이심인 게놈 속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변화 등을 토대로 초기 인류의 이동시기와 호모 사피엔스와의 이종교배 시기 등을 파악했다. 그 결과 우스트-이심인은 20만년 전 처음 아프리카를 떠난 조상 인류가 유럽과 아시아로 갈라지기 전에 살았던 유럽인과 아시아인의 공동 조상으로 알려졌다.
한편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크리스토퍼 스트링어 박사는 논평에서 “이 연구는 호모 사피엔스가 남아시아로 이동한 시기를 보여준다”면서 “현 호주 사람들이 네안데르탈인 DNA를 가진 것은 조상이 네안데르탈인 거주지를 통과하며 그들과 뒤섞여 살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