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쑥쑥! 가족사랑 듬뿍! 우리 클럽 최고] 전북지역 최대 펜싱 프로그램 운영…꿈나무 검객들의 요람

입력 2014-11-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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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의 간판종목은 펜싱이다. 익산은 펜싱스타 김지연을 배출한 도시이기도 하다. 현재 35명의 펜싱 꿈나무들이 ‘제2의 김지연’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익산시청 펜싱장에서 펜싱을 배우고 있는 어린이들. 익산(전북)|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4.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

종합형스포츠클럽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대국민 건강프로젝트다. 스포츠동아는 국내 생활체육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국민생활체육회가 선정해 지원하고 있는 전국 우수 종합형스포츠클럽을 탐방, 취재해 소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네 번째 탐방클럽은 전북 익산시 선화로에 위치한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이다.


어린이 펜싱 회원 35명…스트레스 싹
수영·축구·볼링 등 다양한 종목 운영

3개월 규정으로 운동 소외층에 어필
지도자·회원 끈끈한 정…탈퇴율 낮아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 들어오더니 순식간에 실내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정신이 사나워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을 정도다. 무골호인의 인상인 박병섭(67) 회장이 껄껄 웃는다. 아이 하나가 총알처럼 달려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고는 또 뛰어간다.

김희원(39) 지도자가 입을 열자 반전이 일어났다. “이제 시작하자”는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은 일사불란하게 하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는 날카로운 검을 꺼내 쥐었다. 검을 드니 눈빛이 달라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난장판을 벌이던 아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다.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의 간판 종목은 펜싱이다. 익산은 펜싱의 메카와도 같은 지역이다. 올해 인천아시안게임 펜싱종목에서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건 ‘얼짱검객’ 김지연(27)도 익산시청 소속 선수다.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 펜싱부는 아이들이 주축이다. 35명의 아이들이 펜싱을 배우고 있다. 펜싱 지도자 김희원씨는 “처음에는 10명도 안 되었는데 금세 입소문이 나면서 아이들이 늘어났다”고 했다. 아이들 못지않게 부모들도 좋아하는 종목이란다. 아이들이 펜싱장에서 스트레스를 실컷 풀고 오는 덕에 “공부해라” 소리를 해도 싫어하지 않는다고.

친구들과 땀을 흘리며 펜싱 검을 휘두르던 김민지(12·어양초5)양은 “작년 겨울부터 펜싱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다. 상대를 찔렀을 때 기분이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지도자 김희원씨는 “펜싱에 자질이 있는 아이들도 있다. 열심히 가르쳐서 선수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 익산문화체육센터. 스포츠동아DB



● 들어가기는 쉬워도 나오기는 어려운 클럽으로 소문 자자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은 2013년 9월에 종합형스포츠클럽에 선정됐다. 국민생활체육회로부터 연간 3억원씩 3년간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다.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의 박병섭 회장은 체육교사를 거쳐 교장을 역임한 교육자 출신이자 유도 전문가이다. 처음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이 출범했을 때는 주변의 우려가 없지 않았다. 행정적·경제적 자립이 가장 큰 난관이지만 기존의 사설 스포츠클럽에서 회원들이 대거 이탈해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으로 옮기는 것도 문제였다.

그래서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은 타 클럽에서 찾아볼 수 없는 ‘3개월 규정’을 만들었다. 기존에 다니던 스포츠클럽을 탈퇴할 경우 최소한 3개월이 지나야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 회원이 될 수 있다.

박 회장은 “기존 스포츠클럽 회원이 아니라 그동안 운동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안 돼 하지 못하고 있던 사람들을 타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람들이 가정주부들이다. 주부회원들을 위해 오전시간에 프로그램을 만들고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예상대로 회원들이 급증했다. 현재 청소년(308명), 성인(269명), 어르신(57) 등 총 634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김병철(41·익산시체육회 사무국장) 운영위원은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은 ‘들어가기는 쉬워도 나오기는 힘든 클럽’으로 통하는 곳”이라고 했다. 한번 회원이 되면 좀처럼 탈퇴하는 회원이 없을 정도로 운동하기 좋은 클럽이라는 것.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의 김일수(36) 매니저는 “가족회원을 최대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가족회원은 탈퇴확률이 적다. 게다가 가족이 한 곳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가족, 세대간 불화 따위가 발붙일 자리가 없어진다.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에서는 펜싱뿐만 아니라 수영, 축구, 배드민턴, 볼링, 탁구, 야구 등을 즐길 수 있다. 수영장, 축구장은 위탁운영을 하고 있고, 배드민턴·볼링·탁구장은 임대해 회원들에게 문을 열고 있다. 펜싱장과 야구장은 무료로 사용한다.

펜싱과 볼링은 그동안 사람들이 하고 싶어도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춘 스포츠클럽이 없었다고 한다. 특히 펜싱은 대부분의 클럽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김 매니저는 “펜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클럽은 호남지역에서는 익산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전에서도 여기까지 오는 회원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 지도자와 회원들 간 ‘정’이 오가는 따뜻한 클럽

말한 대로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은 회원들의 탈퇴율이 매우 적은 클럽이다. 한번 가입한 회원들은 ‘거의’ 탈퇴를 하지 않는다. 시설이 좋고 운동 환경이 쾌적하다는 점이 크지만 지도자와 회원들 간의 인간적인 ‘정’도 단단히 한 몫을 한다.

클럽에 대한 박병섭 회장의 애정도 남다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김 매니저와 함께 시설들을 방문한다. 지도자의 손에 음료수를 쥐어 주며 격려하고 회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다. 펜싱장의 아이들이 박 회장을 동네 할아버지 따르듯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매주 수요일 아침이면 지도자 회의가 열린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회원들에게 사랑과 정을 주어라”고 요구한다. “늘 연구하는 지도자, 전문가와 체육인으로서 인정받는 지도자가 되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의 지도자들은 대부분 선수 출신의 전문가들이다. 청소년국가대표를 지낸 지도자도 있다. 스포츠클럽의 최대 자산은 시설이 아닌 지도자의 역량이다.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의 회원들은 지도자들의 강습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은 나눔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소외계층 아이들의 방과 후 시간을 책임지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성폭력 예방교육, 유명선수 원포인트 레슨 등 지역 커뮤니티행사를 여는 데에도 열성을 쏟는다.

회원과 지역민이 모두 행복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곳. 익산의 스포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익산어메이징스포츠클럽은 한 마디로 ‘어메이징’한 클럽이다.

익산(전북)|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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