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세터 대결…김사니가 웃었다

입력 2014-11-11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10일 성남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V리그 도로공사와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자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성남|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공격 3각편대 이끌며 이효희에 판정승
IBK, 도로공사 3-1 누르고 2연패 탈출
남자부 OK저축銀 3-1 승…단독 선두


10일 성남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만난 두 팀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IBK기업은행은 4일 현대건설과의 수원 원정에서 1-3으로 패한 뒤 비상이 걸렸다. 화난 이정철 감독은 경기 뒤 훈련장까지 선수들을 뛰어오게 했다. 밤 10시에 식사할 때까지 코트에서 구르고 또 굴렀다. 2연패의 위기감도 있었지만 이전까지 기업은행의 장점이었던 범실 없는 배구에 균열이 생겼다. 새로 바뀐 세터 김사니와 공격수 사이의 연결이 삐걱거렸다. 뭔가 계기가 필요했다.

도로공사는 8일 현대건설을 성남으로 불러들여 3-1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이 좋았다. 라이트 문정원을 활용하는 공격옵션의 효과를 확인했다. 이효희와 공격수들의 호흡도 안정적이었다.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옮긴 니콜의 빠른 적응과 서브리시브의 탄탄함이 서남원 감독에게 10일 경기 때도 결단을 내리게 했다. 상대 레프트 박정아의 블로킹 매치업 상대가 키에서 차이가 큰 이효희였지만 지난 경기의 좋은 흐름을 더 믿기로 했다.


●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랴…30대 배테랑 세터들


30대 베테랑 세터 이효희와 김사니의 맞대결이 흥미로웠다. 1년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V리그 초대 챔피언결정전을 시작으로 수많은 대결을 벌였다. 우승반지는 이효희가 먼저 차지했다. 김사니는 이후 2번 FA로 팀을 옮기면서 이효희를 밀어냈다. 본인의 뜻은 아니었지만 이효희는 상처받았고 한때 선수생활도 포기했다. 기업은행에서 이효희가 통산 3번째 우승반지를 끼고 시즌 MVP에 오른 뒤 도로공사로 팀을 옮기자 이번에는 김사니에게 기회가 왔다. 아제르바이잔에서 돌아온 뒤 IBK 유니폼을 입었다. 김사니는 그동안 대표팀 주전세터로 오래 활약했지만 정작 금메달은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효희가 차지했다. 김사니의 우승반지는 하나뿐이다.


● 발이 빠른 세터 이효희와 토스가 빠른 김사니의 맞대결

1세트 이효희가 25-14로 먼저 웃었다. 니콜에게 연결되는 이효희의 토스는 성공확률이 높은 백어택으로 완성됐다. 12득점(공격성공률 65%)을 배달했다. 도로공사의 서브리시브 성공률은 17%로 낮았지만 이효희가 빠른 발로 잘 쫓아가 득점을 만들어냈다.

2세트 IBK가 고예림을 겨냥한 서브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사니가 빠른 토스로 데스티니를 살려냈다. 김희진도 차츰 정상으로 돌아와 자주 공격가담을 했다. 25-21로 세트를 만회했다.

3세트 김사니의 손끝에서 다양한 공격패턴이 나왔다. 도로공사는 6개의 블로킹을 허용할 만큼 득점이 힘들었다. 정상으로 돌아온 IBK가 25-12로 세트를 따냈다. 4세트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김사니는 공격 3각편대를 두루 이용하는 꽃놀이패를 즐겼다. 25-12로 경기가 끝났고 김사니가 이날은 웃었다.

한편 같은 날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선 OK저축은행이 세트스코어 3-1 (25-19 25-21 17-25 25-19)로 이기고 승점 14(5승1패)를 기록, 단독 선두에 오르며 1라운드를 마쳤다. 시몬은 블로킹 3개, 서브 2개 등 30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4패(2승)에 그치며 5위(승점7)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성남|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