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4’ 양현석-박진영, 침묵을 금으로 알던 이들은 왜 열변을 토했나

입력 2014-11-17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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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로서 양현석과 박진영은 서로 다른 색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단순히 소속 가수의 전주 부분에 'JYP'를 넣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 YG와 JYP의 색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분명한 컬러를 지녔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프로듀서이자 한 회사의 수장으로서 말을 아끼고 소속 가수의 앨범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인 색깔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그런 두 사람이 SBS 'K팝스타 시즌4' 제작 발표회에서 열변을 토했다. "'K팝스타' 참가자들의 도전곡이 팝송에 치우쳐져 있다"는 지적에서 비롯된 질문 때문이었다.

이 질문은 당초 'K팝스타 시즌4'의 수장인 박성훈 PD에게만 해당된 질문이었다. 이후 양현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마이크를 잡아 "덧붙일 말이 있다"고 말한 후 "이것이 오랫동안 함께 한 제작진에 대한 유일한 불만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양현석은 "제작진은 가요를 많이 불러달라고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K팝스타'라고 해서 가요 위주로 노래를 부르라는 건 상투적인 고정관념이다"라며 "이건 내 동생이나 아들에게 '넌 한국 음식만 먹고 햄버거 같은 외국 음식은 먹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후 양현석은 "나는 참가자가 원하는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팝을 안듣는 나라도 없지 않을까. 다른 것들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며 "'K팝스타'는 전국노래자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박진영도 힘을 보탰다. 그는 "YG와 우리는 외국에서 건너온 장르를 추구한다. 그게 우리가 잘하는 장르"라며 "그런걸 잘하는 가수 위주로 뽑는다. 그래서 그런 음악을 잘하는지 들어보려면 오리지날 음악을 들어봐야 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그는 "소울이나 알앤비 같은 장르는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20년 밖에 안됐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이 장르를 소화하는 사람은 몇 안된다"면서 "만약에 미국에 우리나의 창이나 판소리를 하는 기획사가 생겼다고 해보자. 그 기획사가 오디션을 볼 때 '미국인이 부른 미국 판소리만 불러야 한다'고 하는게 맞는 것일까"라고 설명하면서 'K팝스타'에 팝 장르곡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두 사람의 열변이 얼마나 잘 정돈되어있었는지, 비유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의문이 남는다. 그리고 다른 오디션에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명곡들이 속속 되살아 나고 다시 불려지는 순기능을 생각해 볼 때 'K팝스타의 지나친 팝송 앓이'를 지적한 질문이 그들에게 그렇게나 불편했을까.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K-POP을 이끌어 나갈 인재를 뽑기위해 마련돼 이제 4년차가 된 'K팝스타4'가 이번 시즌에서 시청자들에게 또 외국 명곡만을 알리는 플랫폼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사진제공│SBS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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