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미생’ 보고 배워라? 마지막 자존심 ‘피노키오’가 남았다

입력 2014-12-03 1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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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가는 다양한 직종을 다루는 것은 물론이고 그 직업의 디테일을 살리는 드라마를 제작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더 이상 병원에서 수술하면서 연애하고 경찰서에서 범인을 체포하면서 연애하는 드라마를 사절한다는 시청자들의 강한 의사 표현이다.

이런 분위기를 먼저 눈치 챈 케이블은 tvN 드라마 '미생'을 통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지만 그에 비해 지상파는 여전히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그러나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는 어떤 직장에서건 달달한 연애를 하게 만드는 지상파의 장점과 방송사가 가진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며 방송 3주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이같은 결과에는 '너목들' 콤비로 알려진 조수원 PD과 박혜련 작가의 공이 지대하다. 피노키오 증후군이라는 가상의 소재와 기자라는 직업을 버무려 빠른 전개를 더한 대본과 이를 훌륭히 영상에 구현해 낸 연출이 '아직 지상파 드라마는 죽지 않았다'는 외침인 것만 같다.

이에 대해 박신혜는 "대본을 보면 속도가 남다르다. 그리고 드라마이기 때문에 보이는 면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런 부분이 연출을 통해서 잘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종석 역시 "조수원 PD가 '너목들' 때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돼 나타났다"고 덧붙여 제작진에 대한 굳은 신뢰를 보였다.

김영섭 드라마 본부장도 "'피노키오'는 SBS 드라마 부활의 신호탄이 될 드라마다. 연기자들도 잠을 못자가며 촬영하고 있지만 작가 역시 기적적인 속도로 대본을 써내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질 '피노키오'를 기대하게 했다.

중견 배우들의 안정적인 명연기만큼이나 훗날을 짊어질 젊은 배우들이 회차가 거듭될수록 성장하는 모습 역시 기특한 법이다. SBS 드라마 부활의 신호탄이자 지금의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네 명의 젊은 배우들이 어떻게 커나가는지를 보는 재미는 '피노키오'가 앞서 보여준 식빵 키스 만큼이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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