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J리그 유턴파’ 정동호 “슈틸리케 스타일에 맞추겠다”

입력 2014-12-1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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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정동호는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호출을 받아 제주도 전지훈련 멤버에 포함됐다. 청소년대표 시절 화려한 경력을 쌓은 그는 2년 8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며 성인대표팀에 첫 부름을 받았다. 사진제공|울산현대

■ 울산현대 정동호

청소년 대표팀 출신…J리그서 프로데뷔
5년간 해외파 생활 접고 올시즌 한국행
험난한 적응 극복하고 첫 성인대표 발탁

울산현대의 측면 요원 정동호(24)는 최근 개인훈련을 시작했다. 소속팀은 휴가를 진행 중이지만, 축구국가대표팀의 제주도 전지훈련(15∼21일)에 선발된 그는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정동호의 대표팀 승선은 다소 의외였다.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아니고, 개인기록(20경기 출전 0골1도움) 역시 그다지 두드러지진 않다. 그 역시 대표팀에 뽑혔다는 소식을 접한 뒤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20세 이하(U-20) 대표팀 시절 붙박이 멤버로 원조 ‘홍명호의 아이들’이었던 그는 2012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되찾았다. 성인대표팀 발탁은 이번이 처음이다.


● 쉽지 않았던 K리그 적응

정동호는 부경고를 졸업한 뒤 일본 J리그로 향했다. 당시 청소년대표로 발군의 기량을 뽐내던 선수들 중 상당수가 드래프트 제도를 시행하는 K리그 대신 J리그를 선택했다. 정동호도 그 중 한 명이었다. 2009년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 계약하고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5년간 ‘해외파 생활’을 한 뒤 2014시즌을 앞두고 한국행을 결정했다. 오랜 객지 생활에 지쳐 한국이 그리웠다.

그러나 막상 돌아오니 적응이 쉽지 않았다. 팀 전지훈련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아 전반기 내내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같은 포지션에 현역 국가대표 오른쪽 수비수인 이용이라는 만만치 않은 경쟁까지 버티고 있었다. 한국만의 축구문화에도 빨리 녹아들지 못했다.

정동호는 후반기부터 서서히 제 기량을 되찾았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도 출전 기회가 늘었다. 원래는 오른쪽 수비수와 윙어를 번갈아 보지만, 팀 사정에 따라 왼쪽 수비까지 맡았다. 이처럼 올 시즌 울산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여준 덕분에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릴 2015 아시안컵을 준비 중인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호출을 받게 됐다.


● 그리웠던 파주와 태극마크

정동호는 U-19, U-20 대표팀 당시 핵심 멤버였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선 16강전과 8강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2012런던올림픽에 대비한 ‘홍명보호’의 초창기에도 자주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2012년 3월 올림픽 최종예선 카타르전을 끝으로는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가 있는 파주에도 갈 일이 없었다.

정동호는 “이번 시즌을 마치기 직전에 문뜩 ‘파주에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전혀 예상도 못했던 부름을 받았다. 그래서 더 신기했다. 앞으로는 자주 갈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정동호에게 제주 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향후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될 수 있느냐를 점검받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그는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추는 게 우선이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리하진 않겠다. 욕심을 내면 역효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팀에서 좌우 풀백으로 다 뛰어봐 (슈틸리케 감독이) 어떤 자리에 기용할지 나도 궁금하다. 멀티 플레이어라는 게 장점도 되지만 단점일 수도 있다. 지난 2년간 태극마크에 대한 간절함과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잘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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