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KOVO “트레이드 없던일로”

입력 2015-01-0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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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KOVO 트레이드 공시 사흘 만에 철회
현대캐피탈 양보로 서재덕 출전 않기로
규약 허점·절차위반 등 문제 해결 남아

지난 12월29일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2-1 임대 트레이드’가 사흘 만에 없던 일로 됐다. 현대캐피탈은 31일 한국전력과 협의를 통해 이번 트레이드를 원위치 한다고 발표했다. 임대 트레이드는 29일 밤 9시 트레이드 발표 이후 사흘 동안 V리그를 흔들며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 긴박했던 31일 오전-문제는 서재덕의 출전여부

KOVO는 당초 2일 임시 이사회에서 트레이드의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현대캐피탈은 트레이드가 공시됐기 때문에 1일 대한항공전에 서재덕이 출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규약 제97조 1항(이적의 효력)에 따르면 ‘선수의 이적은 해당구단 간 계약서에 서명하고 연맹의 선수등록 규정에 따라 해당구단이 각각 연맹에 결정 이적등록 후 공시함으로써 선수계약과 이적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했다. 선수등록 규정 제19조 1항(등록의 공시 및 효력)에도 ‘공시일로부터 선수등록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적혀 있다.

현대캐피탈은 임시 이사회에서 트레이드의 유효성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현대캐피탈 소속의 선수로 인정하는 것이 법의 정신에 맞는다고 판단했다. KOVO의 입장은 반대였다. 30일 오전 공시는 취소했기에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봤다. 2일 임시 이사회의 결정 이전까지는 3명의 선수를 원소속 팀의 소속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1일 경기는 권영민과 박주형이 현대캐피탈 소속 선수로 뛰는 게 맞다”며 현대캐피탈을 설득했다.


● 31일 오후-강경방침의 현대캐피탈, 파국을 막기 위해 양보를 택하다

강경 방침이었던 현대캐피탈은 31일 오후 들어 입장을 바꿨다.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선수등록 코드가 필요한데 KOVO에서 서재덕의 새로운 등록코드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출전시키고 싶어도 방법이 없어진 것이다. 김호철 감독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일을 진행했고 1일 경기를 앞두고 서재덕과 이틀간 훈련도 했다. 우리 팀에게는 정말 중요한 경기인데 몇 시간 남겨놓고 출전 코드를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세상에 이런 행정이 어디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현대캐피탈이 강경하게 대치하면 1일 경기가 부정선수 출전과 경기 보이콧 등 파국으로 갈수도 있었다. KOVO는 다급했다. 부랴부랴 트레이드와 관련해 KOVO의 실수를 인정하고 공시를 철회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공시철회는 규약에 없는 절차상의 위반이었다. KOVO가 택할 수순은 2주 내에 이의신청을 받아 상벌위원회를 거친 뒤 트레이드와 관련된 문제를 최종 판단하는 것이었다. 서재덕의 출전여부는 상식선에서 접근해 현대캐피탈의 양해를 구하는 것이 맞았다.

안남수 단장은 “왜 한 번 생긴 문제를 절차대로 해결하지 않고 또 다른 문제를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 KOVO의 일처리에 실망했다”고 했다.


● 사흘 만에 원 소속팀으로 다시 돌아간 선수들

현대캐피탈은 다른 팀들의 반대 속에서 서재덕의 출전을 강행할 경우 다가올 파국까지 고려해 스스로 물러나는 결정을 내렸다. 31일 오후 3시께 트레이드 무효를 먼저 선언하고 부랴부랴 권영민과 박주형을 다시 불렀다. 한국전력은 7일 삼성화재와의 원정경기 전까지 일정에 여유가 있어 선수단은 30일 단체회식을 마치고 외박을 나갔다. 권영민과 박주형도 외박 중이었다.

현대캐피탈의 양보 덕분에 KOVO는 한숨을 돌렸다. 해프닝 발생 이전 상황으로 돌아갔지만 규약의 허점과 몇 차례 절차위반, 전문가의 부재 등 많은 문제점을 알아냈다는 것이 2014년 마지막 날 V리그가 얻은 뼈아픈 교훈이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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