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피의 류중일 “V4 자만하지 마라”

입력 2015-01-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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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12일 경산볼파크에서 시무식을 열고 5연패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늘 위기라고 하지만 올해가 진짜 위기인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자만하지 말자”는 당부를 전했다. 경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삼성 시무식서 위기론 강조, 왜?

외부 영입없이 배영수·권혁 FA이적 등
삼성 전력 누수로 “올해가 진짜 위기다”
선수들에게 만족 아닌 업그레이드 당부

“선수들아, 자만하지 말자.”

‘디펜딩 챔피언’ 삼성의 류중일(52) 감독이 사상 최초의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류 감독은 12일 경북 경산시 삼성라이온즈볼파크 대강당에서 열린 2015년 시무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 시즌 선수들에게 가장 당부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다른 것 없다. 자만하지 말자는 말 하나만 꼭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 FA 전력보강 없이 2년간 누수만…“올해가 진짜 위기”

류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지난해 4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프로야구 33년 역사에서 그 어떤 팀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 그 사이 어느덧 삼성에게 ‘우승’은 ‘본전’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감독의 마음과 어깨는 더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류 감독은 “늘 우리 팀이 위기라고 했지만, 올해가 사실 진짜 위기인 것 같다”며 “선수들이 자만한다면 여기서 만족하고 손을 놓겠지만, 그 반대라면 멈추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다. 그러면 우리 팀도 좀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류 감독의 위기감에는 이유가 있다. 삼성은 한동안 거액을 들여 외부 FA(프리에이전트)를 영입하는 대신 팀 안에서 좋은 선수들을 잘 발굴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웠다. 그러나 지난 2년간 그 선수들 가운데 세 명이 팀을 떠났다. 2013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 오승환을 일본프로야구 한신으로 보냈고, 2014시즌 뒤에는 투수 배영수과 권혁이 FA가 돼 한화로 이적했다. 전력 보강 없이 누수만 있는 겨울이 반복된 것이다. 다행히 매년 대체할 만한 선수들이 튀어나와 공백을 잘 메워줬지만, 언제까지 이런 행운이 반복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류 감독은 “우리 팀은 기본적으로 ‘4연패’라는 훈장을 바탕에 깔고 있으니 다른 팀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는 것 같다. 모두의 타깃이 삼성 아닌가”라며 “지난해 우리가 잘 한 부분도 있지만 상대팀이 못한 부분도 있다. 또 올해는 신생팀 kt 정도를 제외하면 전력이 다 평준화가 돼 정말 판도를 모르는 상황이다. 나부터 더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주전 23명 이미 괌서 개인훈련…통합 5연패 새 역사 쓴다

물론 여전히 삼성은 명실상부한 프로야구 최강팀이다. 류 감독은 바로 그 팀에 선수로 입단한 뒤 코치를 거쳐 감독으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단 한 번도 푸른 유니폼을 벗어본 적이 없는 인물이다. 그 누구보다 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크고, 5년 연속 통합 우승에 대한 목표의식이 확고하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의 주전 선수 가운데 23명이 이미 괌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따뜻한 곳에서 몸을 잘 만들고 싶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류 감독은 “나로서는 선수들이 알아서 훈련하겠다고 나서니 고마운 일이다. 한국에 있는 선수들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15일부터 스프링캠프(괌)를 시작할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코치들과 합심해 팀을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만한 훈련 방법들을 준비해 놓았다. 이런저런 공백과 부족한 부분을 잘 메우는 한 해를 만들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산|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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