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은 기자의 여기는 오키나와] 웨이트에 빠진 장원삼 “몸 상태 최고”

입력 2015-02-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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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장원삼이 9일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몸 상태가 정말 좋다”고 말하며 새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검게 그을린 얼굴을 한 채 웃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키나와(일본)|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올 스토브리그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
체중 4kg 증가…몸 만든 뒤 구속 빨라져
데뷔승 올린 수원구장서 통산 100승 도전
“힘을 더 키워 신인 때 만큼 오래 던지겠다”

“몸이 아주 살벌하게 좋습니다.”

삼성 왼손투수 장원삼(32)은 지금 얼굴이 새까맣게 탔다. “이번에는 선크림을 열심히 발라서 이 정도면 하얀 편”이라고 하는 데도 유난히 검게 그을렸다. 괌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열심히 훈련한 흔적이다. 9일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만난 장원삼은 몸도 기분도 모두 좋아 보였다. “그동안은 늘 이맘때쯤 몸이 아팠는데, 이번에는 느낌이 정말 다르다. 공도 많이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삼성에게는 당연히 희소식이다.


● 웨이트트레이닝 예찬론

장원삼은 요즘 웨이트트레이닝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뛰는 걸 좋아해서 러닝만 열심히 했다”며 “지난해 구속이 많이 떨어져서 힘을 좀 키워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시작했다”고 했다. 겨우내 지인에게 개인 트레이너를 추천받아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었다. 그 결과는? 그는 “살벌하다”고 표현했다.

벌써 4kg이 불었다. 등과 하체에 확실히 힘이 붙은 것을 직접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캐치볼을 할 때부터 기분이 다르다. 장원삼은 “투수들은 던진 공이 날아가는 걸 보면 좋은지 나쁜지 아는데, 세게 해보니 확실히 좋다”며 “매년 오키나와에 오면 몸이 아파서 공을 많이 못 던졌지만, 올해는 좀 되는 것 같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니까 역시 좋다”고 예찬론을 펼쳤다.


● 첫 승 올린 곳에서 100승도 올릴까

장원삼은 올해 통산 100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2년 17승, 2013년 13승, 2014년 11승을 올리면서 빠른 속도로 고지에 다가섰다. 올 시즌의 첫 번째 승리가 투수 장원삼의 100번째 승리로 기록되는 것이다. 게다가 삼성은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수원구장에서 신생팀 kt와 원정 3연전을 펼친다. 장원삼이 시즌 첫 등판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시기. 만약 이때 승리투수가 된다면, 장원삼에게는 또 다른 의미가 생긴다. 그는 “내가 데뷔 첫 승을 올린 곳이 바로 수원구장”이라고 했다.

2006년 현대의 신인으로 데뷔한 장원삼은 그해 4월 16일 수원 KIA전에서 8이닝 무실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수원구장은 2007년 현대의 해체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가, 2014년 kt가 1군에 진입하면서 다시 프로야구 경기장으로 탈바꿈했다. 장원삼에게는 감회가 새로울 만한 순간이다. 그는 “언제 내가 마운드에 오르게 될지는 모르지만, 수원에서 100승을 달성하게 된다면 개인적으로 의미가 클 것 같다”며 “평소에 기념구를 한 번도 챙겨간 적이 없는데, 100승 기념구 만큼은 꼭 가져가고 싶다”고 바랐다.


● 변하지 않는 목표, 이닝이터

출발부터 화려했던 장원삼이다. 신인 시절 183이닝을 던지면서 12승10패, 방어율 2.85를 기록했다. 다른 해라면 신인왕에 도전하고도 남을 만한 성적. 하필이면 LA 다저스 류현진(당시 한화)과 같은 해에 데뷔한 탓에 트로피를 가져가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나 장원삼 역시 ‘무서운 신인’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183이닝은 신인투수가 달성하기에는 무척 어려운 수치다. 그는 “그때부터 계속 이닝수가 떨어지는 추세”라고 아쉬워했다. 그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해는 이듬해인 2007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에는 2012년 157이닝을 던진 게 최다였다. 이 때문에 장원삼은 늘 ‘이닝이터’에 대한 소망을 강조한다.

그는 “해마다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올해는 진짜 꼭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 작년에도 규정이닝을 겨우 채운 게 가장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선발투수의 역할을 더 확실하게 하고 싶다는 뜻. 그리고 스스로 더 좋은 투수가 되고 싶다는 다짐이다. 올해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났으니, 그만큼 기회는 많다. 장원삼은 “신인 때만큼 많이 던지려면 오래 던질 수 있는 힘부터 키워야 할 것 같다”며 “웨이트트레이닝의 결과가 대성공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오키나와(일본)|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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