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가요계 걸그룹 전쟁터…섹시 VS 청순 콘셉트 2파전

입력 2015-03-1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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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 콘셉트로 폭넓은 인기를 얻는 데 성공한 걸그룹 씨스타와 청순한 매력으로 팬덤을 만든 여자친구(아래)는 서로 다른 개성으로 어필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쏘스뮤직

‘섹시’하게…화끈하게 챙겨봐?
‘청순’하게…진득하게 벌어봐?

섹시, 행사 섭외 쉬워 단번에 수익
팬덤 약해 장수하는 걸그룹 드물어
청순, 팬덤 강해 장기적 수익 기대


‘청순’은 팬덤을 만들고, ‘섹시’는 대중에 어필한다.

3월 가요계가 다시 걸그룹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이미 포미닛, 나인뮤지스, 레인보우, 피에스타, 러블리즈, 소나무가 활동 중이다. 미쓰에이, EXID, 크레용팝은 컴백을 준비 중이다. 많은 걸그룹이 전쟁터로 뛰어들지만 대부분 ‘섹시’ 아니면 ‘청순’으로 무장한다. 음반제작자가 신인 걸그룹을 기획할 때 고민하는 것 중 하나도 섹시와 청순 사이의 콘셉트이다. 섹시 콘셉트는 눈길 끄는 요소가 확실해 범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쉽다. 인지도가 조금만 있어도 행사 섭외가 바로 들어오고, 음원 순위도 급격히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씨스타의 ‘나 혼자’, 걸스데이의 ‘섬싱’ 등이 그런 경우다. AOA도 작년 1월 ‘짧은 치마’를 통해 섹시 콘셉트로 변신하면서 단번에 인기 걸그룹의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팬덤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행사 개런티는 단기간에 치솟더라도 단독 콘서트를 하기엔 팬덤의 ‘화력’이 약하다. 많은 걸그룹이 데뷔 당시엔 섹시 콘셉트를 앞세우지 않았더라도, 1∼2년 사이 성공의 ‘징후’가 보이지 않으면 3년차를 기점으로 섹시 콘셉트로 ‘승부수’를 띄우는 경우가 많다. 결국 섹시 걸그룹의 공급은 많아지고 팬덤의 충성도를 높이는 건 어려운 일이 된다. 자연스레 장수하는 섹시 걸그룹도 드물다.

반면 청순 콘셉트는 대개 처음부터 큰 인기를 얻는 경우는 드물다. 음원 순위 또한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기 전까진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걸그룹 시장에서 ‘희소성’이 있는 상품으로 통한다. 또 팬들에게 ‘판타지’를 심어주기에 때론 남자 아이돌의 팬덤에 견줄 만한 ‘화력’을 자랑한다.

덕분에 음반 판매 면에선 섹시 콘셉트보다 강세를 보인다. 청순함을 내세워 데뷔한 소녀시대와 에이핑크는 지난해 걸그룹 중 2014년 음반 판매량 순위(가온차트 집계) 1, 2위를 기록했다. 최근 데뷔한 ‘청순 걸그룹’ 러블리즈와 여자친구 역시 비교적 높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팬덤이 강해 상대적으로 섹시 걸그룹보다 수명이 긴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 걸그룹 제작자는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면 섹시 콘셉트를 기획하고, 장기적인 콘텐츠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한다면 청순 걸그룹을 제작하는 게 상식”이라고 밝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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