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우승 스토리] 바위같은 ‘평정심’…우승 잡았다

입력 2015-03-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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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김효주의 우승 원동력

앞날 크게 걱정하지 않는 성격 큰 장점
지난 두 대회 부진때도 “모든 것이 정상”
한연희 코치·서정우 캐디도 그대로 유지

김효주(20·롯데)가 ‘골프여왕’에 한발 더 다가섰다. 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시즌 첫 승이자 개인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태국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에서 공동 23위에 그쳤다. 이어 싱가포르서 열린 HSBC 위민스챔피언십에서는 공동 8위로 순위를 조금 끌어올렸지만 아쉬움이 컸다. 우승을 기대했던 팬들은 “LPGA투어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겨울 시력교정시술까지 받았던 터라 걱정은 더 커졌다. 그러나 김효주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HSBC 위민스챔피언스가 끝난 뒤 “이제 2개 대회를 끝냈다. 경기는 잘 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지금은 모든 게 정상이고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언제나 그랬다. 앞날을 크게 걱정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김효주의 가장 큰 장점이자 이번 대회 우승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 2년 동안의 국내 투어 생활을 접고 올 시즌부터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김효주는 거의 모든 점에서 변화를 주지 않았다. 지난해의 김효주와 올해의 김효주를 비교해보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이라는 무대만 달라졌을 뿐 거의 변화를 찾을 수 없다.

김효주는 첫 대회 이전까지 태국서 스승인 한연희 코치와 함께 전지훈련을 했다. 해마다 해오는 일이다. 한 코치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함께 하고 있다. 전훈에서도 스윙을 바꾸거나 훈련 방식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단지 예년에 비해 체력훈련을 조금 더 많이 했을 뿐이다. 많은 선수들이 미국으로 진출하면 새 코치를 영입하고 미국 투어에 맞는 스윙으로 바꾼다. 김효주는 이미 완벽한 선수이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

캐디도 국내서 호흡을 맞춘 서정우씨다. 보통 국내서 뛰던 선수들은 미국으로 진출하면 현지의 캐디를 고용한다. 빠른 적응을 위해 코스와 LPGA투어의 분위기를 잘 아는 캐디를 선호한다. 그러나 김효주는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했다. 현지 캐디보다 자신과 호흡이 잘 맞는 서씨와 함께 투어 생활을 하기로 결정했다.

최종라운드가 시작되는 아침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일찍 일어나 경기를 준비했다. 그리고 아버지 김창호(57)씨가 직접 만든 된장찌개와 어묵 볶음, 콩나물 무침으로 식사를 한 뒤 골프장으로 이동했다. 아침식사만큼은 한국음식을 먹어야한다는 김씨의 철학이다. 부친 김씨는 딸의 식사를 위해 매일 같이 골프장에서 약 40분 정도 떨어진 한국식품점을 오고갔다. 우승 뒤 곧바로 LA로 이동한 김효주는 기아클래식(26∼29일)과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4.2∼5일)까지 출전한 뒤 4월7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김효주는 이날 우승으로 세계랭킹 8위에서 4위까지 상승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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