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팬 “손흥민은 미래의 남편” 웃음꽃 만발

입력 2015-03-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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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손흥민-기성용-곽태휘-구자철(왼쪽부터)이 훈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대한축구협회 팬과의 소통 강화 프로젝트
대전월드컵경기장 대표팀 훈련 일반 공개

한국-우즈베키스탄의 평가전을 이틀 앞둔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은 뜨거웠다. 대한축구협회가 팬과의 소통과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획한 ‘I‘m KFAN(난 대한민국 축구팬이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평소 접하기 어려운 대표팀 훈련을 입장료 없이 일반에 공개하는 오픈 트레이닝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오후 2시 무렵부터 많은 이들이 몰려들더니 오후 5시 본 행사가 시작됐을 때는 400여명이 본부석 1층 스탠드를 채웠다.

열기가 굉장했다. 훈련에 앞서 태극전사들이 일렬로 도열해 팬들에 고개 숙여 인사하고 손을 흔들자, 큰 함성과 갈채가 터졌다. 하이라이트는 경품 추첨이었다. 사회자가 선수들의 친필 사인이 담긴 붉은 유니폼을 들고 “가장 큰 목소리로 응원하는 분께 (유니폼을) 드리겠다”고 외치자 난리가 났다.

응원용 도구를 손수 만들어 경기장을 찾은 한 여중생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신세대답게 소감도 톡톡 튀었다. “어젯밤 꿈자리가 좋았다. 목욕하는 꿈이었다. 오늘 본래 방과 후 수업이 예정됐었는데, 선생님이 안 오셔서 이곳을 찾을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사회자가 손흥민(23·레버쿠젠)을 직접 본 느낌을 물었을 때는 “미래의 남편”이라고 외쳐 폭소를 자아냈다.

대전은 2002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이탈리아의 16강전이 열린 곳으로, ‘축구 성지’로 불린다. 그러나 이후 A매치의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2005년 7월 31일 중국과 동아시안컵 1차전(1-1 무)이 마지막이었다. 대전시는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이 끝난 뒤 또 다른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로 A매치 유치를 추진했고, 대전시축구협회가 대한축구협회와 협상에 나서서 10년 만에 대표팀 경기를 개최하게 됐다. 당초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이 유력했지만, 대전은 “연고팀 대전 시티즌이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 승격한 만큼 기왕이면 올해 첫 A매치를 치렀으면 한다”고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13년 전 독일대표팀 스태프의 일원으로 대전을 방문했던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그 때 한국인들의 뜨거운 열정을 잊지 못한다. 이번에도 그 분위기를 다시 느끼고 싶다”며 변함없는 사랑을 당부했다. 축구협회 한 직원은 “이곳이 4만200석 규모인데, 3만명 이상이 찾을 것 같다”며 ‘축제의 금요일 밤’을 자신했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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