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의 새로운 마스터피스를 위한 예고편 ‘New Direction’ (종합)

입력 2015-04-07 0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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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문세가 정규 15집 'New Direction'을 발표하고 무려 13년 만에 새로운 앨범 활동을 시작한다.

이문세 본인 스스로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거창함에 속지말고 13년이라는 시간이 아닌 음악에 집중해 달라"라고 밝히긴 했지만 앨범 자체에는 상당히 많은 힘과 공이 들어가 있다.

먼저 이훈석 프로듀서를 필두로 노영심, 조규찬, 강현민 등 저력의 뮤지션들이 작곡가로 참여했으며, 조영화, 유해인, 김미은, 송용창, 뉴아더스 등 신예작곡가들이 참여해 신선함을 더했다.

여기에 타이틀곡 '봄바람'에는 정상급 보컬리스트로 꼽히는 나얼이 피처링으로 참여했으며, '그녀가 온다'에는 슈퍼주니어 규현이 듀엣으로 호흡을 맞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앨범에 참여한 화려한 세션들로, 마이클 잭슨과 셀린디온, 마돈나 등과 작업해 온 미국 현지 프로듀서 랜드 왈드만과 드러머 러스 밀러, 기타리스트 팀피어스, 퍼커션 연주자 루이스 콘테 등이 'New Direction'의 탄생에 힘을 보탰다.

또한 이문세 본인 역시 홈레코딩 방식을 채택해 능동적으로 휴식을 취하며 최상의 목소리 컨디션에만 녹음을 진행하는 정성을 쏟았다.

실제 이문세는 "음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몸의 컨디션이다. 노래 한소절 했는데 딱, 아닌 거 같다. 그럼 '쉽시다'라고 할 수 있는 게 홈레코딩이다. 섬세하고 센서티브 한 가창을 원할 때, 베스트 상태에서 한 번에 녹음 하더라도 만족스럽게 할 수 있었다. 이번 녹음처럼 행복한 적이 없었다"라고 녹음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운드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이문세 스스로도 가장 만족스러운 앨범임이 틀림없지만 이것만으로 'New Direction'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있다. 결국 '새로운 방향성'이라는 것은 음악으로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이문세,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확실히 이번 'New Direction' 앨범은 기존 이문세의 음악들과는 차이가 있다. 먼저 스스로 밝혔듯이 창법에 변화를 주었다. 중저음에 툭툭 던지는 듯한 창법이 거의 사라지고, 비음 섞인 가성과 나긋나긋한 힘을 뺀 목소리는 여유와 편안함이 느껴진다. 물론 '이문세표 발라드'라고 부를 만한 특유의 감성이 담긴 곡 역시 존재해 낯설음을 희석시키고 있다.

장르적으로도 락, 재즈, 라틴, 발라드의 요소를 각 곡마다 골고루 담아내며 듣는 맛을 돋우고 있다. 결정적으로 이문세가 'New Direction'이라고 말하고 싶은 부분은 '감정'이다.

이훈석 프로듀서는 "'뉴 디렉션', 즉 새로운 방향이라고 했는데 테크닉과 가창력의 획일화가 있다면 우리는 '음악은 감정의 전달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New Direction'에 담긴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실제 'New Direction'에 담긴 9곡 전곡은 각 곡이 전하고자 하는 감정을 듣는 순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확연하게 드러나있다. 이문세 역시 이에 동의하며 "대중들의 감성을 관통할 수 있을지 그것은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이지만 우리는 (이번 앨범에) 대만족이다"라고 앨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문세'라는 그릇에 여러가지 새로운 재료를 담고 다시 이를 쏟아내고 있는 'New Direction'이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도 있다. '새로움'이라는 키워드에 얽매인 나머지 각 재료들이 적절히 섞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그것이다.

각 곡만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이문세에게 이런 면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앨범 전체로 놓고 보면 그저 여러가지 시도의 결과물을 한 데 모아놨다는 느낌일 뿐 이문세만의 새로운 음악적 색채가 담겨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New Direction'은 말그대로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 어떤 완성품에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문세의 이런 시도는 충분히 칭찬받고 박수받을 만하다. 이문세는 자타공인 국내 가요계의 레전드 반열에 올라있는 가수로, 굳이 과거의 자신과 싸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문세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길을 찾고 있으며, 이는 많은 후배들의 귀감이 되기 충분하다.

이문세가 내놓은 새로움에 대한 도전의 결과물인 'New Direction'이 마스터피스냐고 물으면 당장 '예스'라고 대답하기 힘들다. 하지만 'New Direction'이 이후 등장할 이문세의 새로운 마스터피스의 예고편이라고 한다면 이는 확실히 '예스'이다.

이문세,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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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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