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인사이드] 타자들의 각성…다저스 7연승의 비결

입력 2015-04-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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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게레로.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알렉스 게레로.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투수왕국 다저스의 변신

커쇼 초반부진·류현진 부상공백 불구
켄드릭·롤린스 가세로 타선 응집력 업
팀 타율 0.288…ML 30개구단 중 3위
터너·게레로 등 후보들까지 연일 맹타


LA 다저스는 최근 파죽의 7연승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꿰찼다. 다저스는 14일(한국시간)부터 시작된 홈 6연전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를 제물로 스윕에 성공했다. 2승3패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13일 애리조나 디백스전 이후 7승무패 행진을 이어간 결과, 21일 현재 9승3패(승률 0.750)로 뉴욕 메츠(10승3패·승률 0.769)에 이어 내셔널리그 전체 승률 2위로 도약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최대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4승10패)와의 격차도 벌써 6경기로 벌렸다.

가장 큰 고비는 14일 시애틀과의 1차전이었다. 선발로 나선 브랜든 매카시가 넬슨 크루스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는 등 5회까지 홈런 4방을 맞아 줄곧 리드 당했다. 그러나 반격에 나선 다저스는 5회말 야시엘 푸이그의 솔로홈런과 하위 켄드릭의 적시타를 앞세워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되며 연장으로 접어든 가운데, 10회말 2사 후 터진 알렉스 게레로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5일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4-5로 뒤진 9회말 켄드릭이 시애틀 마무리 페르난도 로드니를 상대로 극적인 2타점 끝내기 안타를 쳐내 이틀 연속 매리너스를 6-5로 제압했다.

응집력 있는 타선의 힘으로 연승행진을 벌이자 이번에는 선발투수들이 힘을 냈다. 매리너스와의 3차전부터 로키스와의 3연전까지 4경기 모두 선발투수들이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18일 로키스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을 12개나 잡아내며 3실점(1자책)으로 뒤늦게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다저스는 22일부터 지구 라이벌 자이언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원정 6연전에 나선다. 무엇보다 23일에는 커쇼와 지난해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매디슨 범가너의 선발 빅매치가 예고돼 있어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푸이그 햄스트링 부상 악재

어깨 부상 중인 류현진 예상 복귀 시점이 점점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야생마’ 푸이그가 햄스트링을 다쳐 비상이 걸렸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푸이그의 부상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20일 열린 로키스와의 3차전에는 안드레 이디어를 주전 우익수로 출전시켰다.

푸이그는 14일 매리너스와의 홈 3연전 1차전에서 부상을 입었다. 7회 부상을 당했지만 고통을 참고 연장 10회까지 모두 소화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후 3경기 내리 벤치를 지키던 푸이그는 19일 로키스와의 2차전에 주전으로 출전해 2안타를 치는 투혼을 발휘했다. 그러나 경기 도중 절룩거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드러냈다.

매팅리 감독은 조만간 푸이그의 부상자명단 등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매팅리 감독은 “무엇보다 점프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느냐가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푸이그는 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반면 푸이그 대신 선발로 출전하고 있는 이디어는 1800만달러(약 195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타율 0.259, 1홈런, 3타점으로 평범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 투수왕국 다저스, 불방망이로 연승!

다저스가 거침없는 연승행진을 벌이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튼튼한 잇몸의 힘과 막강 화력을 들 수 있겠다. 지난 시즌까지 공격의 핵으로 활약했던 핸리 라미레스(보스턴)와 맷 켐프(샌디에이고)가 팀을 떠나자, 많은 팬들은 다저스의 공격력 저하를 우려했다. 그러나 막강 뚜껑을 여니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와 사이영상을 동시에 거머쥔 커쇼가 3경기에서 4점대의 방어율을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3선발 류현진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선발진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4할대 타율을 기록 중인 아드리안 곤살레스와 4번타자의 중책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켄드릭 등의 분전으로 지구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20일 벌어진 로키스전은 다저스 선수층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입증한 경기였다. 푸이그를 비롯해 후안 우리베, 칼 크로퍼드, 야스마니 그란달 등이 스타팅 멤버에서 빠졌음에도 10장타를 때리며 7-0 완봉승을 거뒀다. 2번타자로 나선 저스틴 터너는 3개의 2루타를 포함해 개인 한 경기 최다안타 타이인 4안타를 몰아치며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스콧 밴 슬라이크는 홈런에 2루타 2개를 곁들이며 3타점을 쓸어 담았다. 루키 작 피더슨도 시즌 2호 홈런과 2루타를 날리며 하위타순에서 분전했다.

21일까지 다저스는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17홈런을 쏘아 올리며 63득점(내셔널리그 2위)을 기록 중이다. 특히 홈에서 치른 9경기에서 13개의 아치를 토해내 ‘투수친화적’이라는 다저스타디움을 투수들의 무덤으로 만들었다. 20일 경기 후 포수 AJ 엘리스는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는 곤살레스가 올 시즌 처음 무안타 경기를 펼쳤지만, 7점이나 뽑아냈다”며 “지난 시즌과는 달리 초반부터 역전승이 많이 나와 팀 분위기가 매우 좋다”고 밝혔다.

현재 다저스는 팀 타율 0.288로 30개 구단 가운데 3위에 올라있다. 내셔널리그에선 단연 1위다. 늘 막강 투수진을 앞세웠던 과거와 달리 올 시즌에는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워 차곡차곡 승수를 쌓아가고 있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LA|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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