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3~4회씩 몸 푸는 남자들

입력 2015-04-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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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병용-차우찬(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채병용-차우찬(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선발진 이탈 땐 긴급 출동…144게임의 KEY, 스윙맨으로 사는 법
경기수 늘면서 각팀 투수력 안배 새 변수로
선발·중간계투 메커니즘 달라 어려운 보직
투구수·휴식일 안배…컨디션 유지가 관건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는 팀당 144경기 체제로 치러진다. 경기수가 늘면서 각 팀이 투수를 얼마나 아끼고 가느냐가 시즌 운용의 관건이 됐다. 이에 따라 ‘스윙맨’이 주목받고 있다. 스윙맨은 롱릴리프이면서 선발진에 이탈자가 생기면 그 자리를 메우는 투수다. 16일 문학 넥센전 1회 타구에 맞고 교체된 SK 선발 밴와트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 6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채병용, 현재 선발로 뛰고 있지만 스윙맨으로 몇 년간 뛴 삼성 차우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어려움을 안고 있지만, 팀에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는 소금 같은 존재다.


● 궂은 일 도맡는 스윙맨

스윙맨 결정은 팀으로서도 중요한 일이다. 두산 권명철 투수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7~8명을 준비하는데, 그 가운데 중간에서 길게 던져야할 때 투입할 투수를 결정한다”며 “그 선수는 부상 등으로 인해 로테이션이 틀어졌을 때 선발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LG 양상문 감독은 “선발과 중간계투는 투구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보직”이라며 “차우찬의 경우 선발로도 활용이 가능하지만, 계투 경험도 있어 스윙맨에 적합하다. 선발이 중간계투로 나가면 밸런스가 무너지는데, 다년간 불펜에서 던진 투수는 선발로 가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권 코치는 “스윙맨은 롱릴리프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모든 불펜투수들 중 대기 1순위다. 선발에게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가장 먼저 몸을 푼다. 하루에 3~4번 몸을 풀 때도 있다”고 스윙맨의 고충을 설명했다.


● 컨디션 관리가 가장 중요!

스윙맨은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양상문 감독은 “준비부터 관리까지 선발투수와 비슷하게 해준다. 투구수와 휴식일을 꼼꼼하게 체크해서 투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컨디션이다. 언제든지 나갈 준비를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진 않다”고 말했다.

차우찬도 스윙맨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컨디션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투구 간격이 짧은 게 좋았다. 선발로 한 게임 던지고, 중간에 짧은 이닝 소화하고, 다시 경기에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됐다”며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아프지 않을 때의 얘기다. (스윙맨은) 아무래도 다른 투수보다 몸에 과부하가 빨리 오는 편이다. 컨디션을 잘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고 털어놓았다. 채병용도 “힘들지만 개인적으로는 등판해서 공을 던지면서 몸이 풀리는 스타일이라서 큰 어려움이 없다”며 “처음부터 롱릴리프가 내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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