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와 FC서울의 'FA컵 리턴매치'가 불발됐다. 감바 오사카(일본)가 16강 진출에 대한 열렬한 의지를 보이며 역전승을 거두고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대신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성남은 6일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EXPO' 70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F조 최종전 감바와 경기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승리로 3승1무2패로 감바, 부리람과 승점 10점으로 동률이 된 성남은 승점 동률팀 간 순위결정 우선순위에서 부리람을 앞서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동시에 성남의 16강 상대는 광저우 헝다(중국)로 결정됐다. 탈락의 위기에 처해있던 감바는 성남전 역전승으로 조 1위에 오르며 16강전서 서울과 만나게 됐다.
전날 "베스트를 내보내겠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인 김학범 감독은 자신의 말을 지켰다. 황의조를 원톱으로 내세우고 조르징요와 남준재, 김두현이 2선에 섰다. 허리에는 정선호와 김철호가, 포백라인은 곽해성과 임채민, 박태민 그리고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윤영선 자리에 김태윤이 들어갔다. 골키퍼 장갑은 박준혁이 꼈다.
ACL 16강 진출을 걸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승부, 그것도 안방에서 치르는 조별리그 최종전인 만큼 감바는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반 4분 우사미 다카시가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를 빗겨나갔고, 두 팀의 주도권 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전반 15분 황의조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성남이 단숨에 분위기를 가져왔다. 황의조는 김철호가 중원 가운데서 보낸 패스를 받아 수비를 등지고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적지에서 기분 좋은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황의조의 선제골이 터지자 감바는 더욱 다급해졌다. 아베 히로유키가 전반 19분과 20분 연달아 슈팅을 날렸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성남도 김두현과 정선호의 잇딴 슈팅으로 균형을 맞추며 1-0의 리드를 잘 지켜냈다. 감바의 공격이 좀처럼 원활히 풀리지 않는 모습에 김 감독은 전반 42분 첫번째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상대 수비에 발이 걸려 넘어진 황의조가 허벅지 근육에 통증을 호소하자 곧바로 벤치로 불러들이고 김성준을 투입한 것. 이후 두 팀은 득점 없이 1-0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 6분, 감바의 외국인 공격수 패트릭이 빠른 돌파로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다행히 박준혁 골키퍼가 달려나와 몸으로 공을 막아내며 실점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이 과정에서 패트릭을 저지하던 김태윤이 부상을 당해 장석원과 교체됐고, 성남이 시간을 끈다고 생각한 감바 팬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성남에 연달아 역습을 허용하며 공격은 물론 수비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인 감바는 후반 12분 미드필더 오구라 쇼헤이를 빼고 수비수 이와시타 게이스케를 투입했다. 이어 후타가와 타카히로를 빼고 지난 성남 원정서 선발 출전했던 공격수 린스를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조였다.
선수 교체 이후 감바의 공격이 조금씩 살아났다. 그리고 후반 19분 우사미가 골대 앞으로 침투하는 패트릭을 향해 길게 찔러준 공이 그대로 성남의 골망을 흔들며 1-1 동점이 됐다. 분위기를 탄 감바는 후반 수비수 후지하루 히로키 대신 미드필더 구라타 슈를 투입하며 필사적으로 골을 노렸다. 쉴 새 없이 성남을 밀어붙이던 감바는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린스의 헤딩골로 1-2를 만들었다.
적지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전한 성남은 마지막 순간까지 감바의 골대를 노렸다. 그러나 성남의 역습은 마지막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감바 팬들의 떠나갈 듯한 함성 속에 경기는 그대로 1-2 감바의 승리로 끝났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