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츠동아DB
염경엽, 그동안 홈런침묵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 탓
박병호 “이번 홈런 자신감 찾을 계기가 될 것 같다”
“누구나 기다렸던 홈런이다.”
넥센 4번타자 박병호(29)가 오랜 침묵을 깼다. 8일 목동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전에서 1회와 9회 각각 선제 2점홈런과 끝내기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5-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7·8호를 동시에 기록했다.
특히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2B-0S 상황에서 KIA 구원투수 한승혁의 가운데 몰린 시속 148㎞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비거리 120m의 끝내기홈런을 날렸다. 박병호는 베이스를 돌아 힘차게 홈플레이트를 밟았고, 선수들은 물을 쏟아 부으며 환호했다.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전 염 감독은 오랜 시간 침묵하고 있는 박병호를 신뢰하면서도 최근 홈런이 적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박)병호가 매일 안타 1~2개씩 꼭 친다. 오히려 타율은 올라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타구가 라이너(직선타)성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홈런 개수가 조금 떨어진 것이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4월 25일 수원 kt전에서 시즌 6호 홈런을 날린 후 12일 동안 극심한 홈런 갈증에 시달렸다. 그 사이 홈런왕 경쟁자인 야마이코 나바로, 최형우(삼성), 에릭 테임즈(NC) 등이 각각 13, 12, 11홈런으로 이 부문 선두권을 형성했다. 박병호는 팀 내에서도 유한준과 김하성보다 홈런수가 적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곧 염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1회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1회 2사 1루에서 KIA 선발투수 홍건희의 실투성 137㎞ 직구를 밀어 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대형홈런을 터뜨렸다. 무려 13일만이자 10경기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9회에는 기어코 끝내기홈런으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시즌 8호 홈런으로 홈런 부문 공동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박병호는 “안타가 안 나왔으면 마음고생이 있었겠지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많아서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기다렸듯이 나 역시 홈런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홈런으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염 감독은 “경기가 자칫 꼬일 수 있는 상황에서 박병호가 4번타자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