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1000만 돌파③] 한국형 히어로물 ‘명량’과 닮은꼴

입력 2015-05-18 06: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명량’을 잇는 역대급 히어로 영화가 탄생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라 ‘어벤져스2’)이 드디어 1000만을 돌파한 것.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작품은 이날 개봉 25일 만에 1000만을 넘어섰다.

이로써 ‘어벤져스2’는 ‘실미도’(2003)를 비롯해 ‘태극기 휘날리며’(2003) ‘왕의 남자’(2005) ‘괴물’(2006) ‘해운대’(2009) ‘아바타’(2010) ‘도둑들’(2012)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7번방의 선물’(2013) ‘변호인’(2013) ‘겨울왕국’(2014) ‘명량’(2014) ‘인터스텔라’(2014) 그리고 ‘국제시장’(2014)에 이어 15번째로 1000만 클럽에 합류했다.

지난 1000만 영화들을 돌아봤을 때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된 소재는 ‘가족’이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장 쉽고 가까운 코드 중 하나이기 때문. 이외에도 극한의 상황을 연출하는 ‘재난’과 신빙성을 높이는 ‘실화’ 등이 종종 사용됐다.

그러나 ‘영웅’을 대표 소재로 내세운 1000만 영화는 ‘명량’과 ‘어벤져스2’ 단 2편뿐이다. 다른 듯 닮은 두 히어로 영화를 비교 분석해 봤다.

먼저 ‘명량’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그린다. 1597년 임진왜란 6년 이순신 장군(최민식)과 왜군 수장 용병 구루지마의 맞대결인 명량대첩을 다룬다.

‘명량’이 이순신 원톱 영화라면 ‘어벤져스2’에는 영웅이 떼로 등장한다. ‘어벤져스2’는 평화를 위해서는 인류가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 울트론과 어벤져스 군단의 전쟁을 그린다. 전편 ‘어벤져스’의 주인공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헐크(마크 러팔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와 호크 아이(제레미 레너)를 비롯해 쌍둥이 남매인 퀵 실버(애런 존슨)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와 비전(폴 베타니)이 출연했다.

히어로가 가장 빛을 발하는 때는 뭐니 뭐니 해도 위기의 순간이다.

‘명량’ 속 이순신 장군은 동료 수장들의 배신으로 위기를 맞는다. 기대를 걸었던 구선(거북선)마저 불타는 절망적인 상황. 그러나 장군은 물러서지 않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며 병사들의 사기를 일깨운다. 왜군에 맞서는 과정에서 수차례 난항을 겪지만 그만의 리더십과 뛰어난 전술로 승리한다.

‘어벤져스2’ 또한 프로그램 오류로 울트론 탄생 이후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히어로가 많다보니 이들 사이에 갈등까지 발생한다. 그러나 영웅들은 서로 결국 의기투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함께 전쟁터 소코비아로 떠난다. “모두 함께!”라고 대사로 강조한 것처럼 이들은 마지막까지도 힘을 모아 울트론에게 총공격을 퍼붓는다. 이 과정에서 ‘명량’과 같이 위기를 거듭 이겨내는 극적인 전개가 인상적이다.


호감형 배우의 출연도 공통점 중 하나다. ‘명량’에서는 한국인이 신뢰하는 대표 배우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을 열연했다. 그는 마치 이순신이 환생한 듯 신들린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어벤져스2’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그동안 한국을 세 번 찾은 친韓 한류스타다. 그 못지 않게 세 차례 방한한 크리스 에반스에 대한 인기도 뜨겁다. 아직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없는 스칼렛 요한슨도 국내 팬들 사이에서 호감 배우로 꼽힌다. 흥미롭게도 그는 할리우드 ‘루시’에서 최민식과 호흡을 맞춘 적 있다.

‘어벤져스2’를 통해 지난달 처음 내한한 마크 러팔로는 한국에서 흥행한 ‘비긴 어게인’으로 얼굴이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어벤져스2’ 내한 행사 당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비견할 정도로 환호를 받았다. 그의 매너 넘치는 팬서비스에 팬들은 특별히 마크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불편한 진실이긴 하지만 두 영화 모두 스크린 독점 논란이 있었다. ‘명량’은 개봉 초 1500개 이상의 상영관을 받았으며 ‘어벤져스2’ 또한 비슷한 수준의 상영관을 확보했다.

그러나 두 작품은 높은 좌석 점유율로 논란을 불식했다. 어찌됐든 스크린 배정은 ‘상업 영화’판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자 하는 관객의 ‘선택’에 따른 결과라는 것.

‘명량’은 개봉 초기 매진에 가까울 정도로 80% 이상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30일 개봉해 10일 만에 1000만을 돌파했다. 4년 만에 '아바타'가 세운 1362만 명의 기록을 깨고 1761만 명을 모아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어벤져스2’의 경우 비수기 개봉임에도 불구 과반수의 관객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 개봉 전 이미 74만 장의 예매량을 달성한 이 작품은 사전 예매율 94%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개봉 이후에는 평일 하루 62만 명이라는 역대 외화 박스오피스 평일 최고 오프닝을 기록했다. 5월 초 ‘황금 연휴’에 탄력 받아 5일 800만 명을 돌파했으며 특히 ‘황금 연휴’ 동안 약 366만 8493명을 극장가로 불러 모았다. 이후 관객이 급감했으나 관객을 차곡차곡 쌓아 17일 1000만 고지를 넘어섰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