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식 “코믹배우? 웃기려고 연기 한 적은 없다”

배우 이문식이 예술인을 꿈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20년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이문식은 19일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아리랑홀에서 연기예술학부와 패션모델예술학부 재학생 400여 명에게 ‘전천후 배우가 되는 법’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된 강연에서 ‘애드리브’와 ‘관객과의 소통’에 대한 질문에 이문식은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무대에서 배우는 관객을 의식하지 않았을 때 관객과의 소통이 높아진다. 관객을 의식하는 순간 그 캐릭터는 깨지고 만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연기를 할 때 애드리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사를 기본으로 해 감정과 상황은 배우가 스스로 창조해야하고 그것이 배우의 영역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코믹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 “웃기려고 연기를 한 적은 없다. 그 인물 속으로 들어가면 절실한 삶을 살고 있고, 상황의 어긋남에 의해 코믹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정극배우다”고 덧붙였다.

이준기의 아버지 역할로 열연했던 드라마 ‘일지매’에 대해서는 “실제로 앞니를 빼고 나와 화제가 됐다. 1억을 받았다는 소문도 들었다”며 “처음 역할을 제의 받았을 때 드라마 ‘다모’에서의 캐릭터와 유사하다고 생각해서 고민을 했다. 무언가 차별화가 필요했고 임팩트를 주기 위해 신체적 변화,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인 앞니를 과감하게 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처음 6회까지 나오는 역할이었지만, 18회까지 연장되었다고. 이어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우의 ‘배’는 한자로 ‘사람 인’ 변에 ‘아닐 비’이다. 그 만큼 과감한 도전도 필요한 직업이다”라고 설명했다.


20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인 만큼 ‘꿈’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문식은 “나는 37세에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20대 때 인기를 더 얻었다면 지금 만큼 성숙하지 못했을 것이다”며 “절대 조급하지 마라.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수많은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행복은 미뤄두는 것이 아니다. 좋은 학교와 좋은 직장을 다닌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다. 지금 하고 싶은 것, 꿈꾸고 싶은 것을 위해 노력하고 지금 행복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라”고 말했다.

한편 1995년 영화 ‘돈을 갖고 튀어라’로 데뷔한 이문식은 20년 동안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친숙하고 개성 있는 외모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신 스틸러로 활약해오고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사진=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