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팀 패배에 베팅…3억 챙겼다”

입력 2015-05-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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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전창진 감독이 거액의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부경찰서는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전 감독은 법적 대리인을 통해 대응하기 시작했다. 스포츠동아DB

■ 경찰, 2월말∼3월초 5경기 승부조작 혐의 수사

사채업자 연결 브로커, 전 감독 베팅 개입 주장
경찰 “불법베팅 가담 밝혀낼 충분한 증거있다”
전 감독 “억울하다…경찰조사서 의혹 밝힐 것”

남자프로농구 KGC 전창진(52) 감독이 억대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부경찰서는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당사자인 전 감독은 “억울하다”며 법적 대리인을 통해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중부경찰서 김성운 형사과장은 26일 브리핑에서 “2월말부터 3월초에 펼쳐진 5경기에서 (전 감독이) 승부조작에 손을 댄 증거를 포착했다. 베팅을 시작한 시기로 의심받고 있는 경기에서 자신이 감독을 맡고 있던 kt의 패배에 베팅해 3억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금액이 어느 정도 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베팅했는지는 앞으로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25일, 사채업자에게서 억대의 돈을 빌려 지인을 통해 불법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베팅하도록 지시한 전 감독과 주변 사람들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과 도박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2014∼2015시즌 정규리그 5경기에 걸쳐 불법 스포츠 도박 베팅을 한 뒤 해당 경기 후반 주축선수들을 빼며 고의적으로 패배를 유도해 금전적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직접 베팅에 나선 전 감독의 지인 2명을 23일 구속해 조사 중이다. 김 형사과장은 “사채업자를 연결시켜준 2명(불구속)과 구속된 2명의 증언이 엇갈린다. 불구속된 2명은 전 감독이 베팅에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현재 구속돼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전 감독의 이름을 팔아 사채업자에게 돈을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 조사 중이기 때문에 더 자세한 언급은 할 수 없지만, 경찰은 전 감독이 불법 베팅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있는 충분한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감독 외에 다른 선수나 감독이 가담한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강동희 전 감독 사건(2013년 승부조작)과도 아무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감독은 6월초 소환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전 감독의 불법 베팅 가담과 승부조작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2013년 강동희(49) 전 동부 감독 사건보다 파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강 전 감독은 승부조작 시 조력자로 가담한 반면 전 감독은 지인들을 활용해 주도적으로 나선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한편 전 감독은 15일부터 22일까지 외국인선수 물색 차 미국 출장을 갈 예정이었으나, 출국금지 조치를 당해 출장을 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GC는 “전 감독이 해외 출장을 가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소득세 납부 때문이었다. 5월이 종합소득세 납부기간인데 추징금이 많이 나와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출장을 미루게 됐을 뿐이다.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전 감독의 법적 대리인인 법무법인 강남의 이정원 변호사는 “전 감독은 승부를 조작한 사실도, 불법 스포츠토토에 거액을 베팅한 사실도 없다”며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인 강모 씨가 사업자금이 필요하다고 해 돈을 빌려줬을 뿐이다. 어떠한 이득도 챙기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서 당당히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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