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 감독. 동아일보DB
배창호 감독은 1일 오전 5시58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분당선 한티역 승강장에서 철로에 떨어졌다. 당시 전동차가 진입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배 감독은 다행히 전동차를 피했고 안면부 열상 등 가벼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날 경찰 관계자는 지하철역 구내 CCTV 영상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고의로 지하철역에 진입하는 전동차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 감독의 측근들은 “그동안 시나리오 작업을 해왔다”면서 “그 과정에서 수면장애 등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배 감독의 투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충무로 관계자들은 한때 한국영화의 주역으로 활약한 배 감독에게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급속한 한국영화 환경 변화와 함께 중견 영화인들이 설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나친 상업화 경쟁 속에서 한국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일군 이들에 대한 정당한 대우 역시 절실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배창호 감독은 대기업을 다니다 1982년 ‘꼬방동네 사람들’로 데뷔해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황진이’, ‘기쁜 우리 젊은 날’, ‘길’ 등을 연출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